[기자수첩]어렵게 성사된 사회적대화, 새 역사의 시동이 되길

고홍주 기자 2023. 12. 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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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다른 개혁은 다 사회적으로 큰 지지를 받는데 유독 노동에 '개혁'이 붙으면 마치 우리 사회가 전근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체로 인식이 이러니 사회적 공론화도 쉽지 않고 합의도 쉽지 않죠."

지난 6월 산하 노조 간부의 강제진압 사건에 격분해 사회적대화 전면 중단 선언이라는 초강수를 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달 13일 대통령실의 복귀 요청에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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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검찰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다른 개혁은 다 사회적으로 큰 지지를 받는데 유독 노동에 '개혁'이 붙으면 마치 우리 사회가 전근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체로 인식이 이러니 사회적 공론화도 쉽지 않고 합의도 쉽지 않죠."

기자가 처음 고용노동부를 취재하면서 한 노동계 인사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노동개혁이 윤석열 정부의 역점사업이지만 호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국민들 마음속에 이러한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사실상 거의 모든 정책 추진이 노동계 참여 없이 이뤄진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랬던 노동개혁이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 6월 산하 노조 간부의 강제진압 사건에 격분해 사회적대화 전면 중단 선언이라는 초강수를 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달 13일 대통령실의 복귀 요청에 응답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는 별개로 가겠다는 고무적인 입장도 내놨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는 14일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노사정 대표자들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을 예정이다.

물론 사회적대화의 전망이 마냥 밝은 것 만은 아니다. 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대화 공백이 이어지는 동안 수많은 노동 현안은 갈등 요소로 작용해왔고, 각 주체들의 입장 차이는 커졌다.

우선 고령자 취업 문제만 봐도 그렇다. 노동계에서는 현행 60세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과 단계적으로 맞춰 10년 뒤에는 65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재계는 정년연장 대신 계속고용제 도입을 원하고 있다. 근로시간 개편안을 두고도 입장 차이가 커 되레 대화를 시작하면서 더 큰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이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노사정 대화는 1998년 IMF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위기국면 때마다 구조조정, 주 5일제 도입 등 굵직한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사회적대화 무용론을 주장하는 쪽에서도 이번 만남을 주목하는 것일 테다.

"이제 시작입니다. 단기간에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거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그래도 모여서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동안 사회적대화를 근거리에서 지켜본 노동계 인사의 말이다.

모두가 예상하듯 이번 대화 역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총선이 불과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 앞에 산적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이어져야 한다. 부디, 이번 사회적대화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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