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이들 도와주세요"… 눈물의 호소

김태훈 2023. 12. 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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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거주 탈북 여성 "동생 어디로 갔는지 몰라"
국제법률단체 관계자 "ICC가 해법 마련 나서야"

“제 동생을 도와주세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한 탈북 여성의 눈물어린 호소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유엔본부에 모인 세계 각국 대표들 사이에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탈북민 김규리씨(왼쪽)가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 북송에 관해 발언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유엔본부에선 북한 인권 개선과 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ICC의 새 재판관 선출 등을 위해 열린 ICC 당사국 총회의 부대행사로 준비된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1997년 북한을 탈출해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김규리씨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김씨는 자신보다 늦게 탈북해 중국에 머물다가 지난 10월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생 철옥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철옥씨는 언니보다 한 해 늦은 1998년 14세 나이로 탈북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인신매매를 당한 철옥씨는 지린성 오지 농촌으로 팔려가 나이가 30살이나 더 많은 중국 남성과 결혼했다. 김씨 자매가 탈북한 1997∼1998년은 흔히 ‘고난의 행군’ 시기로 불린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먹을 것을 찾아 탈북하던 때였다.

2007년 영국으로 이주한 김씨는 동생 철옥씨와 언젠가는 재회할 것으로 믿고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2019년이 되어 철옥씨와 20여년 만에 연락이 닿았다. “영국으로 오라”는 언니의 권유에 철옥씨가 출국을 준비하는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터졌다. 봉쇄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올해 4월 태국을 거쳐 영국으로 가려 했으나 출발 직후 그만 중국 공안에 붙잡히고 말았다. 철옥씨는 딸과 함께 강제북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며 울먹였다. 이어 행사 참석자들을 향해 “내 동생을 도와달라.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람들을 도와달라”라고 하소연했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북한의 현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이 있는 만큼 책임 규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법률단체 GRC의 카트리오나 머독은 “북한이 ICC 설립에 관한 로마 규약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ICC를 통한 책임 규명은 쉽지 않다”면서도 “ICC의 지원 아래 우리는 실용적이면서 낙관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장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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