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칼럼] 가짜 민주주의의 나라, 대한민국

2023. 12. 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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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아하, 그런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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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팀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가짜 민주주의의 나라, 대한민국

낮밤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우리 정치판의 싸움질, 국민 모두가 진저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 중 국민이 그런 고통을 당하는 나라가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우리가 하는 이 ‘민주주의’가 ‘가짜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우리 헌법 제1조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우리 국민은 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다. 그들은 선거 날 투표 한번 하고는 4년 내내 사실상 ‘구경꾼’이다. 주인 노릇을 정당의 ‘보스’들이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찬반 여부를 결정하고는 의원들에게 시킨다. 그러면 그들은 무조건 복종한다. 거역하다가는 당원권 정지, 공천 배제 등 온갖 불이익을 당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의원들은 거의 모두가 사실상 일종의 ‘졸개’다. 그들은 ‘졸개’ 노릇하고 국민은 ‘구경꾼’ 노릇하고 실권은 정당 보스들이 쥐고 있는 것이 이 나라 정치의 정직한 모습이다. 이런 나라를 ‘국민 주권 국가’라 할 수 있겠는가? 사실상 이 나라는 ‘보스 주권’ 국가이다.

소위 선진국 중 그런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대통령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미국의 현실은 어떤가? 무엇보다 그 나라 정당에는 소위 ‘당론’이라는 것이 없다. 국민 주권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미국 헌법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헌법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고, 실제로도 완전한 재량권을 가진 ‘독립적 주체’로 활동한다. 그러니 정당의 보스가 당론을 정하고 의원들에게 따르라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 헌법이 의원들의 신분을 ‘헌법 기관’으로 선포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러지 않고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완전한 재량을 가지고 각기 지역민들의 의견을 국정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때 비로서 국민 전체가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지역구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그들은 그것을 신성한 헌법상 의무로 생각한다. 의원들이 모두 그런 식으로 처신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전 국민의 뜻이 자연스럽게 의사당에서 반영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 대접을 받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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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현의 예술여행] [6] 지도가 없는 세상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 속 사하라 사막





지난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이것 역시 지도’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관람했다. 관련 책자를 보니 기획자는 서구 중심주의, 표준의 상징으로 지도를 규정하면서 지도 속 구획 짓기, 경계선, 기호 등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보여주는 작품을 모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지도라는 주제가 흥미로워 즐거이 전시를 보았다.

지도를 주제로 한 전시를 보고 있자니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1996년 작품상, 감독상 등 9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잉글리시 페이션트’다. 부커상을 수상한 마이클 온다치의 소설을 영화에 맞게 각색했다. 영화에는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사막을 탐험하는 다국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원 팀’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진 후 연합군과 독일군 측으로 진영이 나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탐험대의 영국인 부인 캐서린과 사랑에 빠진 헝가리 백작 알마시가 사막에서 부상을 입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탐험대의 지도를 어쩔 수 없이 독일에 건넨 것이다. 그러나 혼란 속에서 캐서린은 결국 사막에서 숨을 거두고, 알마시 또한 그녀의 뒤를 따른다. 안타까운, 그러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다.

영화를 본 후 그들이 거닐었던 사막에 가고 싶었다. 결국 몇 년 전 겨울,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으로 향했다. 작은 밴을 타고 높다란 하이아틀라스 산맥을 넘는다. 국경 근처, 사하라 사막의 접경인 메르주가라는 작은 동네가 목적지다. 여기서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간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하룻밤을 묵고자 천막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급격히 추워진 사막의 밤에 모닥불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막을 달이 환하게 비춘다. 주변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니 사방으로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영화 속 알마시 탐험대가 밤을 보낸 사막의 정경이 떠오른다. 달밤의 사막에서 잠든 집시와 그를 지키는 듯한 사자가 그려져 있는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1897) 속 풍경 같기도 하다. 초현실적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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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차이나별곡][272]덩샤오핑과 시진핑










배움의 터전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스승에게는 대개 ‘사(師)’라는 한자를 붙여 예우한다. 그러나 이 글자의 초기 꼴과 새김은 지금의 그것과 퍽 다르다. 우선은 전쟁터로 향해 싸움을 벌이는 군대, 병력 등의 의미로 처음 등장한다. 이어 그런 군대의 큰 단위 편제를 가리키다가 무리를 지은 사람들 집단 등의 뜻도 얻는다. 우리가 독립적으로 전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 단위를 사단(師團)이라고 적는 이유다. 나중에는 숱한 관직명으로도 쓰인다.

때로는 행정구역 단위로도 쓰였다. 인구나 면적 등이 제법 많고 큰 구역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그로써 나온 단어가 경사(京師)다. 예전에는 흔히 ‘서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중국 낙양(洛陽) 또한 낙사(洛師)로도 적었다.

그래도 이 글자의 현대 쓰임에서는 ‘스승’의 새김이 들어간 존칭이 훨씬 많다. 남을 가르치는 교사(敎師), 성직자인 목사(牧師), 인술을 베푸는 의사(醫師), 한 분야에서 큰 존경을 받는 종사(宗師), 어떤 영역을 처음 개척한 조사(祖師) 등으로 말이다.

1970년대 말 예전의 폐쇄적 흐름을 일거에 뒤바꾼 덩샤오핑(鄧小平)에게 따른 호칭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總設計師)’였다. 이념에 파묻힌 계급투쟁의 틀을 벗어 던지고 중국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끈 데 대한 찬양이 담겨 있는 호칭이다.

통치 11년째로 영구 권력 토대를 만든 현재의 중국 최고 권력자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에게도 이런 별칭이 하나 따라붙었다. ‘총가속사(總加速師)’다. 어디론가 향하는 흐름에 큰 힘을 얹어 속도를 더욱 내는 지도자라는 뜻이다.

요즘의 중국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알 만한 사람은 죄다 안다. 하강(下降)하고 추락(墜落)하며 퇴행(退行)하는 중이다. 결국에는 중국의 몰락(沒落)을 앞당기는 지도자라는 말일까. 그 별칭이 요즘 들어 퍽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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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 [158] 키신저에 대한 기억









얼마 전 100세를 일기로 타계한 키신저에 대한 기억은 나라별로 조금씩 온도차가 있는 듯하다. 키신저가 생전 100회 이상 방문했다는 중국은 그에 대한 평가가 후하다. 시진핑 주석이 나서서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인 그의 이름이 “중·미 관계와 영원히 연결되어 남을 것”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키신저의 눈부신 활약(?)으로 유엔에서 축출되며 외교적 입지가 좁아진 대만에서는 그를 회고하는 기억에 착잡함과 섭섭함이 담겨있다.

일본에서는 키신저에 대한 ‘빛과 어둠’의 기억이 있다. 미·중 데탕트에 힘입어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 빛의 기억이라면 오키나와 핵무기 반입 밀약은 어둠의 기억이라 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는 1972년 오키나와 반환에 따라 그곳에 배치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한다는 것이 양국 간 합의였다. 그러나 합의 이면에 유사시 오키나와에 핵무기를 반입할 수 있는 양해가 정상 간에 극비리에 교환되었음이 훗날 드러났다. 사토 총리의 비핵 3원칙 노벨평화상 수상을 무색하게 하는 이 밀약을 주도한 이가 닉슨의 복심(腹心) 키신저였다. 일본에서는 그에 대해 ‘밀실 외교의 화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도 키신저 외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나라다. 그가 닉슨과 2인3각으로 밀어붙인 닉슨 독트린, 미·중 데탕트 등은 한반도 안보 환경에 일대 변화를 초래하는 중대 사안이었으나, 정작 동맹국인 한국은 논의 과정에서 소외되었다. 새 친구를 만들기 위해 오랜 친구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었던 셈이다. 이로 인해 야기된 불신은 한국에 유신 체제가 들어서는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도덕이나 의리에 구애받지 않는 현실주의를 중시하며 세력 균형, 이이제이, 각자도생 등의 권모술수에 능한 지도자와 책사가 초강대국의 외교를 좌우하면 유사한 상황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 키신저의 기억이 전하는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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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갑자기 왜 ‘삼바 수송기’인가











브라질은 삼바 축구로 유명하다. 하지만 브라질이 방산업체만 180여 개인 방산 중견국인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브라질은 1970·80년대 석유파동 때 산유국과 무기를 주고 석유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브라질의 무기 기술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 당장 한국 육해공군 주력무기에 브라질산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지난 4일 방위사업청은 공군 대형 수송기 2차 사업 기종으로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들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수송기 C-130J와 유럽 에어버스의 A400M을 꺾는 이변이었기 때문이다. 베테랑 기자들 사이에서도 “뭐야? 어떻게 된 거야?”라며 황당해했다. 강한 의문이 제기됐다.

앞서 1차 대형 수송기 사업에선 록히드마틴 C-130J가 선정됐다. 올해 4월 수단 내전 지역에서 교민 철수에 맹활약한 기종이다. 1차 사업 기종에 문제가 없는데 2차에서 다른 기종이 뽑히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방사청 관계자들이 기자실을 찾았다. 왜 브라질산이냐는 기본적인 물음에도 “얘기해줄 게 없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어떤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냐는 물음이 이어졌지만, “제한된다”며 함구했다. “규정과 절차대로 진행됐으니 그저 믿으라는 것이냐”는 취재진 항의가 이어지자 그제야 이들은 국내업체와 협력 컨소시엄 부분에서 브라질 엠브라에르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엠브라에르의 절충교역 가치는 1억3500만달러, 록히드마틴은 1억2900만달러라는 추정치가 나왔다는 것이다.

600만달러 차이는 어떻게 계산했나, 추정치대로 현실화된다는 보장은 있나, 1차 기종과 달라서 생기는 문제는 고려됐나 등의 질문이 뒤따랐다. 3대 도입에 7100억원이라는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에 뜻밖의 결과가 나왔으니 하나씩 따져보며 의문을 해소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려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방사청 관계자들은 “이렇게 따질 줄 알고 애초 말하지 않으려 했다” “말꼬리 잡으면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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