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olumn] ‘K-무리뉴’ 이정효 감독은 어떻게 광주를 돌풍의 팀으로 만들었을까?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올해 광주의 돌풍은 저 때문이다. 당당하게 이야기하겠다.”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한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의 인터뷰였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K리그가 누적 유료 관중 300만 돌파라는 역대급 흥행 역사를 쓰며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화제를 일으킨 팀은 승격 첫 시즌 만에 돌풍을 이룬 광주였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이정효 감독이 있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 광주에 부임한 이정효 감독은 프로 감독 데뷔 첫 시즌부터 비범함을 보여주었다. 당시 광주는 1부 리그에서 강등당했고 주축 선수들이 떠나며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막 부임한 신인 감독이 어수선한 팀을 바로 수습해 1부 무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광주는 시즌을 다 치르기도 전에 조기 우승을 확정 지으며 K리그1으로 복귀했다.
2부 리그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K리그1으로 돌아왔지만, 시즌 개막 전까지 광주는 ‘강등 1순위’로 꼽혔다. ‘축구 특별시’ 부활을 내건 승격 동기 대전 하나 시티즌과는 다르게 구단의 투자를 많이 받지 못해 1부 리그에서 가장 적은 예산으로 선수단을 꾸렸고 훈련 여건도 열악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정효 감독의 전략 및 전술이 강팀들이 즐비한 상위 리그에서는 잘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이정효 감독은 이번에도 예상을 뒤집었다. 개막전부터 수원 삼성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돌풍의 시작을 알렸고 이번 시즌 16승 11무 11패(승점 59점)로 최종 성적 3위에 오르면서 구단 역사상 1부 리그 최다 승리와 승점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광주는 다음 시즌부터 창단 13년 만에 처음으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겨우 프로 감독 2년 차를 보낸 신인 감독이 한 구단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그렇다면 이정효 감독은 어떻게 광주를 돌풍의 팀으로 만들었을까?
# 이정효 감독의 축구 철학, 공격하는 축구

이정효 감독의 축구 철학은 간단명료하게 공격 축구다. 매우 공격적이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지향한다. 이정효 감독이 구사하는 압박 축구의 핵심은 측면이다. 상대 골키퍼가 공을 잡거나 중앙에서 볼을 잡으면 지역을 지키며 기다리다가 측면으로 볼을 돌릴 경우 윙백이 상당히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압박을 시작한다. 이때 중앙 미드필더도 전진해 상대의 볼 줄기를 차단한다. 광주는 강한 압박 전술을 통해 상대방을 위에서부터 누르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 나가는 축구를 할 수 있다.
또한 이정효 감독은 광주 선수들에게 높은 공간 인식 능력을 이식시켰다. 이 덕분에 광주는 빌드업과 공격 시 선수들이 포지션에 제한되지 않는 유기적인 포지셔닝으로 볼을 전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중앙 수비수가 전진해서 빌드업을 전개할 시 중앙 미드필더가 밑으로 내려가 공간을 커버하고 중원에서 볼을 전개할 때는 스트라이커도 아래로 내려와 중앙에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만들어 패스를 주고받아 전진하는 것이다.
공격 시에는 미드필더부터 공격수까지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상대 수비를 달고 움직인다. 그 사이에 벌어진 측면 공간이나 하프 스페이스를 윙어나 중앙 미드필더가 끝없이 침투해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때는 윙백에게 ‘인버티드’ 역할을 부여해 빈 미드필더 공간으로 커버를 들어와 볼의 순환을 도와주거나 상대의 역습에도 대비한다. 이러한 이정효 감독의 축구는 다소 수동적이고 딱딱한 전술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K리그판에서 축구팬들에게 신선함을 주었다.
# 이정효 감독의 지도 철학, 공부하는 감독+즉각적인 피드백

이러한 전술을 만들고 선수들에게 이식시킨 데에는 이정효 감독 개인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다. 이정효 감독은 박원교 분석 코치와 함께 클럽하우스 인근의 24시간 카페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전술 공부를 한다. 인터뷰에 따르면 평소 이정효 감독은 프리미어리그(PL)의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본다고 한다. 때문에 광주의 빌드업 전술은 브라이튼의 데 제르비 감독의 전술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는데, 풀백의 인버티드 움직임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전술을 단지 베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정효 감독은 PL 경기에서 좋은 점을 빼 오고 광주 축구에 맞게 세부 사항을 추가한다. 이를 적용하기 위해 분석 코치와 치밀한 노력 끝에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정효 감독은 인터뷰에서 훈련 과정 중 선수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잘못된 움직임을 수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바로 지적하지 않으면 습관이 적립되기 때문이다. 훈련 과정에서 주로 고쳐주려 하는 부분은 움직임과 포지셔닝으로 볼 컨트롤이나 패스 실수에 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본인의 지시를 넘어 한 단계 더 생각해 움직이는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좋은 축구를 열망하는 이정효 감독의 끊임없는 연구와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높은 전술적 기대치, 체계적인 훈련 세션은 광주 선수단을 한 단계 더 성장시켰다.
# 탁월한 선수단 관리 능력

평소 경기 중에 화내는 모습이 자주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것과 인터뷰에서의 다소 파격적인 언행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이정효 감독은 전술적인 능력 외에도 온화한 성품으로 선수단을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는다. 광주 구단의 유튜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정효 감독은 운동장에서는 화를 많이 내지만 경기나 운동이 끝나면 차분해진다고 한다. 또한 경기 후 피드백도 선수단의 사기에 따라 진행한다고 한다. 패배했을 때는 수고했다고만 하고 별 말을 하지 않는 반면, 승리했을 때 오히려 잘 안된 플레이에 대해 설명하고 질책한다고 한다.
또한 이정효 감독은 동기부여를 위해 선수단과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했을 시 개인 사비로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골키퍼 김경민에게는 한 시즌 무실점 경기를 15회 달성해 골프채를 선물했고, 올 시즌 5골을 넣은 이건희에게는 신발을 선물했다. 딱딱하고 고지식한 감독이 아닌 형님과 같이 친밀하게 선수단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이정효 감독의 노력이 보였다.
이정효 감독에 대한 두터운 신망은 선수단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효 감독의 지휘하에 A대표팀에 발탁되며 주목을 받은 이순민은 “밖에서 볼 때는 무섭다고 할 수 있지만 감독님이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고, 말씀을 하는지 저희들은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잘하고, 성장해 인정받기를 원하신다. 그런 것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을 잘 해내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이정효 감독과의 신뢰를 언급했다.
또한 이순민은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이정효 짱”을 외치며, 재치있게 감사를 표현했다. 정호연은 “이정효 감독님이 매일매일 선수로서 안주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밝혔다.
돌풍의 승격 첫 시즌을 보낸 이정효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그는 “선수들 모두 한 시즌 동안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배움은 끝이 없다. 나와 선수들 모두 끊임없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고, 더 성장해야 한다”며 ‘성장’을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의 바람대로 광주가 내년에 더 성장해 이제는 ‘돌풍의 팀’이 아닌 리그 내 수준급 강팀으로 거듭날지 지켜봐야할 것이다.

글=‘IF기자단’ 2기 김수현
포포투 fourfourtwo@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