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노동안전 무시하며 일류경제도시 하겠다는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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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다.
이장우 시장은 대규모의 물류단지 조성 등을 통해 대전을 '일류경제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대전시가 물류중심지 정책을 추진한다면 일자리의 질도 함께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열악한 노동조건을 방치했다가 행여라도 과로사나 사고사나 발생하게 된다면 대전시는 중대재해 방조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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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다. 따라서 택배터미널과 같은 물류센터가 입지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이미 대전 동구에 남대전물류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농심, 로젠택배,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등이 입점해 있다. 한편 2024년에는 쿠팡의 물류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향후 물류산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해서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고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우 시장이 대전을 2030년까지 내륙물류의 핵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 것도 물류산업의 미래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편 물류산업 자체의 발전도 기대되지만 물류산업의 발전은 기업 유치의 매력적인 조건이 되기도 한다. 비용의 감축, 시장 대응 신축성 등 여러 이점을 주기 때문이다.
이장우 시장은 대규모의 물류단지 조성 등을 통해 대전을 '일류경제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성구 등에 최소 200만 제곱미터의 대규모 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8월 31일에는 기업이 물류단지 설립을 인허가 받기 위해 필요한 기간을 최소 4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조례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대전이 물류중심지가 되는 것이 대전시민에게도 좋은 일인가? 이에 대해 우리는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대전에 들어오면 다들 좋은 일이라고 단정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기업이 만드는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가 따져봐야 한다.
문제는 현재의 물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부분 나쁜 일자리라는 점이다. 물류 노동자들은 고된 노동강도, 장시간 노동, 쉼없는 노동, 야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부족한 냉·난방시설로 인해 건강에 위협을 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로사,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근로조건이 열악할뿐 아니라 처우도 나쁘다. 임금 수준이 낮고 고용계약도 불안정하다. 한마디로 매우 나쁜 일자리들이다. 현재 상태에 대한 개선 없이 물류단지가 들어서면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대전시가 물류중심지 정책을 추진한다면 일자리의 질도 함께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전시의 정책 진행 행태를 보면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 없이 신규기업을 유치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기업들의 요구에만 신경을 쓰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동구청장은 '남대전 물류단지 기업인 협의회'와 정기 간담회를 통해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있지만 또 다른 주요 파트너인 물류노동자들과의 소통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대전시도 마찬가지이다. 물류단지 조성에 급급할 뿐 일자리의 질에 대한 고려는 없다.
이장우 시장의 '일류경제도시' 비전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 슬로건이 '기업우선도시'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정책의 목표는 대전시민의 행복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업만 많이 유치하면 된다는 과거 성장방식을 버릴 때가 되었다. 현재와 같이 열악한 노동조건을 방치했다가 행여라도 과로사나 사고사나 발생하게 된다면 대전시는 중대재해 방조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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