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아산의 인물·공간·문화
고 윤보선 전 대통령 박물관 설립도 염원
문학 품은 공간, 이야기 풍성한 아산 기대
충남 아산에 멋진 공간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고 이어령 선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그것이다. 이름은 그의 정신을 반영한 '창조관(創造官)'으로 우선 정했다. 이어령 선생은 1933년 아산시 좌부동에서 태어났다. 온양초, 신창중, 아산전자기계고(구 둔포고)의 교가가 선생의 작품이다.
올해 7월 아산시는 지난해 2월 영면한 선생을 기리기 위한 '이어령 창조관' 건립을 본격 진행하기 시작했다.
시에 따르면 박경귀 아산시장은 같은 달 14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선생의 부인인 강인숙 여사(전 건국대 교수)와 장남 이승무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를 만나 창조관 건립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이어령 선생님의 저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읽고 처음 접하게 됐다. 이후 선생님을 한국 최고의 지성인이자 크리에이터로 존경하게 됐다"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고불 맹사성과 함께 아산시가 보유한 훌륭한 역사 인물이자 자산이다. 그래서 꼭 기념사업을 하고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선생님은 한 가지 분야로 규명할 수 없을 만큼 활동의 폭이 넓고 뛰어난 통찰력과 창의성으로 많은 이에게 영감을 줬다. 그래서 사업 방향을 창조관으로 잡았다"며 "단순한 기념관이 아니라 선생의 가르침을 공부하는 학술적 기능, 정신적 유산이 담긴 아카이브(기록관), 이를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만족감을 보였다고 한다. 강인숙 여사는 "그동안 선생을 학술적 연구 대상으로 접근한 사람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시장님의 방향에 공감한다"며 "선생의 강연내용과 대학노트도 보관돼 있다. 아산의 뛰어난 역사·문화적 자산과 연결해 추진하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승무 교수도 "아버님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시장님이 말씀하신 '가상의 이어령'도 충분히 기술적으로 가능해 보인다"며 "그동안 여러 기념사업을 제안해 와도 아버님이 생전에 싫어하셨을 것 같으며 거절해 왔는데 이번 박 시장님의 제안은 아버님도 좋아하셨을 것 같다"고 했다.
아산시가 선생의 자료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한 뒤 이를 AI 기술과 연결해 'AI 이어령'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한 화답이다. 창조관에서 가상으로 구현된 선생을 만나 질문을 던지면 스마트한 'AI 이어령'이 답해 주는 것이다. 답변은 선생의 생전 음성으로 할 계획이다.
아산 시민들은 오래전부터 이어령 선생의 뜻을 마을에서 이어가길 바랬다.
도고온천 문화복지분과 위원회는 도고천의 인도교를 지난해 '이어령 문화의 다리'라고 명명했다. 지난해 말까지 10차례가 넘는 콘서트를 이어령 문화의 다리에서 개최했고, 이 다리에서 도고온천단지 일명 먹자골목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이어령 인문학 거리'로 조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거리에는 이 전 장관의 저작은 물론 다양한 인문학 도서들을 구비한 이어령 도서관이 만들어졌다. 구 도고온천역 주변에는 무인도서관 형태의 이어령 어린이 도서관도 개관했다.
여기에 지역 정치권이 함께 힘을 보탠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10월 가칭 이어령창조관 건립을 위한 의정토론회를 열며 뜻을 함께하고 이어가고 있다.
아산시민들은 15년전인 지난 2008년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계속해서 노력해 왔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기에 더욱 열심히 노력중이다.
아산시는 또 고 윤보선 대통령을 기리는 공간도 준비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또한 아산이 고향이다. 1897년 충남 천안군 모산면 새말(현 충남 아산시 둔포면)에서 태어났다. 묘소도 아산시 음봉면 동천리에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960년 8월13일 취임해 1962년 3월24일까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하야했다. 헌정 사상 유일한 의원 내각제 정부의 대통령으로 존재감이 다소 가려져 있다. 하지만 독립운동과 더불어 의회주의 신봉자로서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공로 등은 오늘날 충분히 귀감이 되고 있다.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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