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연극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끄적임

장은숙 극단새벽 배우·작가

최근 시민들과 함께 만든 연극 '택배 왔어요' 무대를 마쳤다. 모두 처음 서보는 무대에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듯 싶었다. 필자도 무대 위에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커튼콜을 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해냈다는 벅찬 감정을 느꼈다.

연극을 마치고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연극을 하고 나니 어떠세요?"라고 물었다. 한결같이 생애 처음으로 해보는 연극이 무척이나 설레고 낯설었지만, 행복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서 '어떤 삶에 비중을 두는가'의 질문에 대다수 국가의 사람들이 행복한 삶(69%)이라고 답했다. 우리들은 다들 행복하길 원한다. 그런데 우리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내일은 좀 더 행복하겠지'라는 기대를 매일같이 거는 만큼, 행복은 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행복연구센터장 최인철 교수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반인들이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다. 일상에서 관점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성취하는 경험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미국심리학회가 발행한 '심리학 리뷰'(psychological Review)에서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행복한 삶이란 '관점이 변화를 동반하는 참신하고 다채로운 경험'으로 가득 찬 삶이라고 했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이 풍요의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기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란 상상력, 예술적 감수성, 유연한 행동, 지적 호기심, 틀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등이다. 결국 예술적인 경험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예술적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들과 연극을 만들면서 서로 연기를 조율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좌절감 등을 극복한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무대 위로 올렸을 때의 그 희열은 경험한 사람만이 느끼는 행복이다. 행복하고 싶다면, 당신 주변의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지는 곳을 용기를 내 두드려봐라. 그곳에서 여러분들은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장은숙 극단새벽 배우·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