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현 “아내 통장 뺏어 나이트클럽 사업, 아파트 3채 수십억 날려”(특종세상)[어제TV]

서유나 2023. 12. 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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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특종세상’ 캡처
MBN ‘특종세상’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가수 장계현이 아내에게 평생 마음의 빚으로 남은 사업 실패 경험을 고백했다.

12월 7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612회에서는 포크 계의 대부 장계현의 파란만장 인생사가 공개됐다.

1970년대 최고의 5인조 포크록 밴드 '템페스트'를 이끌었던 실력파 보컬이지만 1990년대 돌연 무대에서 사라진 장계현은 이날 가족과 음식점을 운영 중인 근황을 고개했다. 30년 전 아내가 연 식당은 어느새 동네 맛집으로 소문나 별관까지 확장을 했다고.

아내와 아들이 정신없이 일하는 동안 장계현은 할 일이 별로 없는지 여유로운 모습으로 식당 내부를 돌아다녔다. 어쩌다 바쁜 시기 일이라도 도우려 하면 아내는 "하지 마라. 그런 거 하려면 마스크도 써야 한다. 내가 하겠다. 가만히 있으라"며 장계현을 만류했다.

아내에게는 의욕만 앞세우다가 오히려 일만 더 만드는 장계현이 영 미덥지 못했다. 아내는 "불안하다. (남편은 성격상) 움직이면서 돌아다녀야 한다.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사고를 많이 친다.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면 그렇지 않냐"면서 "옛날 얘기. 저 나이 돼서 지은 죄 없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냐"고 너스레 떨었다.

결국 식당에서 할 일이 사라진 장계현은 아내 눈치를 보다가 슬쩍 가게를 나서더니 식당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본인이 운영하는 라이브바를 찾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한산한 모습. 장계현은 "돈을 번다는 그런 개념은 없다. 막말로 손해 안 보고 집세나 잘 내면 성공이라는 개념으로 장사를 해야 한다"면서 수익보다는 음악 활동 목적임을 밝혔다.

라이브바에 손님이 없어 일찍 귀가한 장계현은 능숙하게 설거지를 해치우더니, 자신보다 늦게 귀가한 아내를 위해 대추차를 대령했다. 그러면서 장계현은 "(우리 집이) 종로에서 좀 날렸다. 잘 살았다. 초등학교 다닐 때 다들 도시락 싸서 점심 먹을 때 난 일하는 아주머니가 밥상 차려 들고 집에서 학교까지 와서 나를 먹일 정도로 우리 집이 날렸다"고 부유했던 도련님 시절을 회상했다.

하지만 아내는 "사람은 고생을 하고 배고픈 것도 알아야 한다. 한평생 같이 살아보니 귀한 것도 모르고, 고생을 안 해봐서 오히려 나이 먹고 고생한다. 어떨 땐 정말 대책 없이 그러실 때가 있다. 사고가 단순하고 남의 말 잘 믿는 스타일. 누가 '이거 하자'고 하면 대책없이 일 저지르곤 고비를 넘기면 또 그런다. 이게 몇십년"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실 장계현은 돈에 구애받지 않고 노래하고 싶은 마음에 일찍부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라이브바, 악기 대여점 등 모두가 음악과 관련된 사업들로 초창기엔 마이클 잭슨의 공연에 악기를 대여해줄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

문제는 충동적으로 뛰어든 나이트클럽 사업. 장계현은 "제주에 모 나이트클럽 섭외가 와서 개업 날 노래를 하러 갔다. 그런데 클럽이 너무 예쁜 거다. 제주를 내가 생전 처음 가봤는데 얼마나 좋냐. '마지막 여생을 내가 제주에 뿌리 내려야겠다'고 해서 사장님과 얘기를 하다가 '(가격을) 저렴하게 해줄 테니 사시오'라고 하니 솔깃해서 서울 와서 '제주 가서 나이트클럽 하고 거기서 살자'고 했다. 아내가 펄펄 뛰었다. '노래나 하지 무슨 나이트클럽을 하냐'고. 난리를 피우고 싸우다시피 하다가 통장을 뺏어서 가서 계약하고 제주 나이트클럽을 했다"고 회상했다.

장계현은 "개박살났다. 시장조사도 했어야 했는데 내가 가수라서 다른 가수 섭외가 쉬우니까 공연만 잘하면 대박나겠지 했는데 전혀 반응이 없더라. 그래도 끝까지 버티다가, 당시에 잘나가서 세 개 정도 있던 집 다 날리고 내가 살던 집까지 몽땅 다 날렸다. 그것만 날렸나? 수표책 쓰다가 수표 막느라 아주 정말 크게 망했다. 지금 돈으로 따지면 아마 몇십억 날렸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결혼 전 부유한 친정 덕에 아쉬운 것 없이 살던 아내는 장계현의 사업 실패로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친정 더부살이를 해야했다. 장계현은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가슴 깊이 새긴 말이 있다며 "집 다 날리고 제주에서 마지막 비행기 타고 밤에 집으로 들어왔는데 아무 소리 안 하더라. 근데 딱 한마디 하는 게 '어차피 잘못 던진 돌이고 잘못 쏜 화살이니까 빨리 잊어먹어요'라고 하더라. 확 눈믈이 났다"며 "죽을 때까지 갚아도 못 갚은 것"이라고 밝혔다.

아내는 좌절한 남편 대신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은 음식 솜씨로 식당을 차려 집안을 일으켰다. 이런 아내의 바람은 장계현이 어떤 일도 벌이지 않은 것. 하지만 장계현은 아내 몰래 자신의 라이브바에서 연말 공연을 기획 중이었다.

이후 장계현은 아내와 산책을 나가 "이번 12월에 가게에서 미니 콘서트라고 손님도 받고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아리송한 표정을 짓던 아내는 "난 노래하는 건 반대 안 한다"는 뜻밖의 허락과 함께 "선후배끼리 모여서 파티하는 건 괜찮은데 뭔가 일을 크게 벌리는 건 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아내의 응원 덕에 한시름 덜은 장계현은 7080 선후배 가수들과 연말 공연을 성사시켰다.

장계현은 "내 옆에서 흔들리지 않고 있어주는 우리 아내, 얼마나 내가 속이 아프도록 미안했겠냐. 속 안 썩이고 둘이 행복하게 살면 더이상 바랄 게 뭐가 있겠냐"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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