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임차시장 '찬바람'… 수도권 10개 중 1개 '공실'

정영희 기자 2023. 12. 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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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 코리아'가 발표한 '2023 한국 물류센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공급된 물류창고는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증가로 공급물량이 안정화될 전망이다.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했던 선매입 저온창고 물류 자산의 경우 공실 리스크가 증가했다./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올해 국내 물류센터 시장에선 수요 축소와 공급 초과로 지난 몇 년 간 뜨거웠던 투자자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고금리로 인한 금융조달 여건의 악화와 인플레이션을 원인으로 한 공사비 증가로 오피스·호텔 등 타 상업용 부동산보다 투자 활동이 더욱 축소됐다. 선매입이 활발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임차인이 확보된 물류센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전망이다.

8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만㎡ 이상의 창고업 신규 등록건수는 114건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3년 전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와 선호로 신규공급을 계획했던 대형 물류센터 다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완공했다.

올해 기준 수도권 전체 공급량 중 약 27% 이상의 공급이 인천에 집중됐다. 연면적 10만㎡ 이상의 대형 물류센터 10개 중 절반인 5개가 인천에 위치했다. 평택은 물류센터가 상대적으로 적고 토지 비용이 저렴해 최근 투자자와 개발사가 선호하는 지역으로 부상하며 8개층 19만9762㎡ 규모의 대형 신규 물류센터가 자리를 잡았다.

수도권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약 10%를 기록했다. 저온창고 포함 시 20%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이 포함된 서북부와 전통적인 물류 중심지인 용인·이천이 포함된 동남부 공실률 상승이 두드러졌다. 산지가 많아 개발이 더딘 남양주와 구리 등 동북부의 공실은 공급이 많지 않아 1~3%대 공실률을 나타냈다.

수도권 상온 창고임대료의 평균단가는 3.3㎡당 약 3만7500원이며 냉동·냉장 창고는 약 6만원으로 상온보다 높았다. 최근 늘어난 공실에 렌트프리(Rent-free) 혜택이 증가하면서 일부 냉동·냉장 창고는 상온창고와 실질 임대가 수준이 비슷해지고 있다.

그동안 상온창고 대비 더 높은 임대료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은 저온창고 공급을 늘렸다. 지난 하반기부터 공급물량은 늘고 신선식품 사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줄었지만 저온창고는 수요층이 제한된 탓에 상온창고에 비해 임차인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식품위생법' 냉동·냉장창고로 신규 등록한 물류센터 개수는 2018년 35개에서 2022년 70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물류창고업 등록현황 분석 결과 신규 창고업으로 등록한 585개 중 71개(약 12%)가 냉동·냉장 창고업이다. 축산물 보관업에 따른 저온창고 포함시 27%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천·용인·이천과 화성 남부에 대규모 저온센터가 공급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공실 이슈는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초과 공급 우려로 인해 올해는 저온창고업으로 등록한 신규자산이 없었다.

내년에는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착공에 나서지 못한 물량이 늘어나며 공급량이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미착공뿐 아니라 착공 개시 후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도 증가할 전망이다. 물류센터 사업의 PF 자산유동화증권(ABS) 금리는 최근 8~9%대로 증가, 개발업자가 본 PF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물류센터 완공 시기가 연기되고 있다.

내년 공급 예정된 물류센터 중 10만㎡ 이상의 대형 물류센터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을 앞두고 추가 자금 유치나 공사비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공급 예정시기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수도권 물류센터의 투자 규모는 4조7000억으로 고점을 찍었던 2021년(7조2000억원)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올해 물류 거래규모는 약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2021년 약 800만원까지 상승했던 물류센터의 매매단가 또한 2022년보다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약 30%까지 떨어졌다. 우수한 입지에 안정적인 임차인을 확보한 수도권 중심부보다 비수도권의 투자규모 낙폭이 확되며 자산별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평가다.

지난 3년간 완공 전 매입하는 선매입 투자 활동이 활발했지만 올해는 줄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계획했던 금액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선매입을 통해 매수했던 물류센터 딜클로징(거래 종료)이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2020년 선매입을 약정한 물류창고가 올해 준공됐음에도 잔금 시기와 소유권 이전을 연기했다.

올해 물류투자 중 매매금액 기준으로는 브룩필드가 개발한 인천 청라물류센터의 규모가 가장 컸다. 국내 최대 크기인 43만㎡로 약 6500억원이 투입됐고 완공 뒤 9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강지훈 컬리어스 코리아 이사는 "최근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운용사 주체로 자금을 모아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보다는 외국계 기관투자자에 자금을 받아 체결되는 거래가 딜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보수적으로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국내 기관 자본 대비 외국계 투자자본은 오피스보다 물류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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