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에요" 사인해줬더니 '탕, 탕, 탕, 탕'…"나도 유명해지고 싶었다"[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범인은 살해 약 5시간 전 존 레논에게 사인을 받았던 하와이 호놀룰루 출신 25세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었다. 그는 현재까지 교도소에 갇혀 있다.
1969년 일본 가수 겸 행위예술가 오노 요코와 결혼한 레논은 비틀즈 해체 후 솔로로 전향했다가 1975년부터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에 몰두하기도 했다.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던 무렵 그는 1980년 복귀를 선언하고 새 앨범 '더블 판타지'(Double Fantasy)를 발매했다.
12월8일 레논은 잡지 커버 촬영과 음악 프로그램 인터뷰 등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레논은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앨범 믹싱 작업을 위해 오후 5시40분께 스튜디오로 이동할 리무진으로 향했다. 그때 길에서 사인을 요구하는 몇 사람이 다가왔고 레논은 여느 때처럼 사인했다.
레논은 자신의 새 앨범을 내미는 한 팬에게 "이게 당신이 원하는 전부죠?"(Is this all you want?)라고 물었다. 팬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당 장면은 사진 작가이자 레논의 팬인 폴 고레시가 사진에 담았다.
이후 레논은 스튜디오 일정을 마치고 자신이 거주 중인 뉴욕의 고급 주택 다코타 빌딩으로 들어서던 중 4발의 총탄을 맞았다. 범인은 레논에게 웃으며 사인을 받았던 그 팬이었다. 레논은 병원으로 즉시 이송됐으나 과다출혈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채프먼은 3개월 전부터 암살 계획을 세웠다. 10월 레논을 죽이려 뉴욕을 찾았던 채프먼은 변심으로 귀향했고, 12월8일 다시 살해를 시도했다. 아침부터 레논의 주택 빌딩 앞에서 그를 기다렸고 살해 5시간 전 레논의 앨범에 사인까지 받았다.
채프먼이 레논을 살해한 동기는 정신 병력과 종교적 동기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채프먼은 당시 법정에서 "스스로 예수보다 유명하다고 지껄이며 신성모독이나 저지르고, 노래 '이매진'(Imagine)에서는 무소유를 주장하면서 본인은 수백만달러짜리 아파트에서 호화 생활을 한 위선자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내가 처단했다"라고 살해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레논의 곡 'God'의 "나는 예수를 믿지 않아요. 나는 비틀즈를 믿지 않아요"라는 가사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존 레논 피살 사건으로 채프먼은 현재 40년 가까이 교도소에 갇혀 있다. 현재 68세. 2000년부터 2년마다 가석방 신청을 내고 있으나 2022년 9월 그의 열두 번째 가석방 신청이 거부됐다.
심사위원들은 그가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로 가석방 신청을 거부했으나 석방 경우 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것 또한 이유다. 채프먼은 살해 위협 등으로 독방에서 감시 보호를 받고 있다.
채프먼은 가석방 심사 당시 "치기 어린 25세 나이로 유명해지고 싶어 총을 쐈다. 유명한 사람을 죽이면 나도 유명해진다. 악명도 영광이 아닌가?"라며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이제 알고 있다. 자신은 사형당했어도 마땅하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의 죽음 이후 일각에서는 CIA 또는 FBI가 존 레논의 죽음에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각종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다.
레논은 생전 아내 요코와 함께 미국의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반전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바 있다. 이에 CIA가 채프먼을 이용해 레논을 죽였다는 것. 채프먼이 한때 일했던 YMCA 국제 캠프는 당시 CIA의 비밀 거점으로 사용된 곳이라는 설도 있었다.
FBI 가담설은 레논의 몸에서 나온 총알이 각각 다른 종류였다는 주장에서 나왔다. 레논의 부검 결과가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이유가 FBI가 관련돼 이를 숨기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6일 애플+ TV는 '존 레논: 재판 없는 살인'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3부작으로 구성된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의 자인한 행위와 새로운 목격담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는 남편의 죽음 이후 계속해서 미국의 총기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레논이 떠난 지 40년이 됐던 2020년 요코는 "남편이 떠나고 미국에서 143만6000명이 총을 맞고 사망했다. 40년이 지나서도 (아들인) 션과 줄리언, 나는 그를 그리워한다"라며 애도했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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