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BM 약속 지킨 TL "루센트 판매는 지켜봐야 한다"

정식 서비스로 공개된 엔씨소프트 신작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 과금 모델은 P2W를 지양하겠다고 선언한 약속을 믿어볼 만했다. 다만 루센트 판매 방식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PvP 콘텐츠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P2W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TL이 7일 오후 8시 정식 오픈했다.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PC MMORPG인 만큼 서버가 오픈과 동시에 수많은 유저들이 접속했다. 순간적으로 몰려든 유저들로 렉 현상이 수시로 발생할 정도였다.
게임에 접속한 유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과금 상품이었다. 그동안 엔씨가 P2W 게임을 주로 선보였던 만큼 TL에서도 부담스러운 과금 구조로 설계하지 않았을까 우려한 것이다.
직접 살펴보니 과금 상품은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 품목들로 구성됐다. 특수 상점에서는 '라슬란의 추적자 패키지'와 배틀 패스, 아미토이, 야성 변신, 소모품 등을 볼 수 있다.
라슬란의 추적자 패키지는 사전 패키지인 '솔리시움의 개척자 패키지'와 비슷한 상품이다. 환영의 추적자 코스튬과 아미토이, 야성 변신, 감정 표현, 염색약, 각종 소모품, 5만 솔란트, 500루센트로 구성됐다. 버프용 소모품과 꾸미기 아이템이 대부분이며 가격도 2만 9900원으로 부담 없는 금액이다.
배틀 패스 보상 역시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모품, 제작 재료, 강화석으로 이뤄졌다. 무료 배틀 패스와 프리미엄 배틀 패스 보상 구성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구매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격은 1만 9900원으로 다른 게임 패스 상품 가격과 비슷하다.


앞서 설명한 상품들 이외에 확률형 뽑기 아이템이나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스펙업 상품도 전혀 없었다. 엔씨가 TL 출시 전부터 강조한 "캐릭터 능력치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과금 모델은 현재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러나 게임 유료 화폐인 '루센트' 판매는 애매하다. TL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솔란트와 루센트로 구분된다. 솔란트는 NPC에게서 물약 및 영약 등을 구매하거나 순간 이동, 아이템 제작 등에 사용한다. 사냥, 퀘스트 등 인게임 콘텐츠를 진행하면 자연스레 얻을 수 있다.
반면 루센트는 거래소에서 유저들이 등록한 아이템을 구매할 때 쓰인다. 지금까지 공개된 수급처는 특수 상점에서 현금을 주고 구매하는 방법 밖에 없다. 가격은 120 루센트에 3300원부터 4140 루센트에 9만 9900원까지 총 5가지로 나뉜다.
루센트 구매에는 제한이 없다. 이 부분에서 걱정이 들었다. 돈만 있다면 루센트를 대량 구입한 뒤 거래소에서 좋은 장비를 모두 쓸어 담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게임 내 콘텐츠 보상으로 루센트를 지급한다면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지만 아직까진 보이지 않았다.

국내 대표 MMORPG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비교해 보자. 로스트아크에서도 현금으로 구매하는 화폐인 '로열 크리스탈'이 존재한다. 로열 크리스탈은 유료 상점 내 상품을 구매할 때만 사용한다.
게임 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재화는 '골드'와 '크리스탈'이다. 크리스탈의 소모처도 지극히 제한적이다. 또한 크리스탈은 게임 내 재화인 골드로 교환 가능하다.
그렇다면 로스트아크도 돈만 많으면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 않느냐 물어볼 수 있다. 무조건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로스트아크 스펙 상승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을수록 유리한 건 맞지만 오로지 돈으로만 스펙을 올릴 수 없도록 제한했다.
또한 경쟁이나 PvP 콘텐츠도 선택적이다. 필드 PvP 지역인 증명의 전장과 로웬이 대표적이다. 해당 콘텐츠를 즐기지 않아도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실제로 증명의 전장과 로웬 콘텐츠 이용률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현저히 낮다.
레이드와 필드 보스에서 얻는 보상에도 경쟁이 없다. 모든 유저가 동일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경쟁 요소가 없으니까 무리해서 스펙 욕심을 내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온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TL은 다르다. PvP 콘텐츠의 비중이 높은 게임이다. 필드 보스도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다르다. 초반 우위가 향후 경쟁 구도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면 제한 없는 루센트 판매 방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돈이 많은 과금 유저가 경매장에 아이템이 올라올 때마다 구매해서 다른 길드의 공급을 막는다고 가정하자. 해당 길드는 경쟁에서 앞서가고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다.
만약 PvP를 전혀 즐기지 않은 유저와 PvP에서 활약하는 유저의 성장 속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및 재미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면 TL의 BM은 무늬만 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루센트 판매 방식 우려는 만일의 사태를 가정한 것일 뿐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들이 무수히 많다. 엔씨 대표 MMORPG인 아이온도 PvP 장비와 레이드 장비가 구분됐고 PvP를 하지 않아도 무관하다.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게임을 즐기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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