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 신체활동 성적표

김세훈 기자 2023. 12. 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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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하위권’ 건강지표 경고등
코로나 영향 운동 부족, 체중 늘고
스마트폰 과의존에 스포츠 참여 뚝
WHO 권장·OECD 평균치 밑돌아
정현우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원
“방과 후 체육활동 강화해야” 주장

우리나라 유청소년들의 운동 부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청소년 운동 관련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정현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원은 6일 대한체육회 주최 학교체육진흥포럼에서 한국 청소년의 심각한 운동 부족 실태를 전했다.

매년 실시하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교육부, 질병관리청·2023) 결과 신체활동 실천율을 보면,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운동하는 초·중·고생은 남학생 23.4%, 여학생 8.8%에 불과했다. 정 연구원은 “2017년 OECD 조사를 보면 일본, 미국, 캐나다, 러시아, 헝가리, 폴란드는 전체 학생 절반 이상이 학교에서 일주일에 3일 이상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20% 미만”이라며 “국내 학생 14%는 학교 밖에서 전혀 운동하지 않고 있다. 이는 OECD 35개국 평균(7%)의 두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방과 후 체육활동 참여 비율 역시 42.9%로 OECD 평균(66%)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최하위”라며 “중국 등 37개 비회원국을 포함한 72개국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라고 덧붙였다.

57개국 청소년 신체활동 전문가들이 참여한 WHO 주관 ‘2022 국제 신체활동과 건강’ 조사 결과를 봐도 한국 청소년의 94.2%가 하루에 1시간 미만의 신체활동을 한다. 세계 146개국 중 최하위권(호주 89%, 뉴질랜드 88.7%, 미국 72%)이다.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2022년 주 1회 이상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남학생 비율은 57.7%, 여학생 비율은 47.1%였다. 생애주기별 운동 참여율도 최저치다. 남학생 28.8%와 여학생 42.7%는 생활체육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 연구원은 최근 학생 스포츠 참여율이 떨어진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를 들었다. 2020년 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이규일, 강형길), 초등학생 체중은 4.47㎏, 중고생은 5.12㎏ 늘었다. 정 연구원은 “스포츠 이외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 입시 풍토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스마트폰 과의존이 신체활동과 스포츠 참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라고 지적했다. 유청소년 체력 저하, 비만 증가도 심각하다. 학생건강체력평가시스템(PAPS) 결과에 따르면, 저체력을 의미하는 최하등급인 4, 5등급 학생이 2019년 12.2%에서 2021년 17.7%로 증가했다. 비만율도 남학생은 2019년 13.8%에서 2021년 17.5%로, 여학생은 같은 기간 8.1%에서 9.1%로 각각 늘었다.

정 연구원은 학교 정규 체육수업뿐만 아니라 방과 후 학교체육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원은 △신체활동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 △신체활동의 일상화·생활화 △초등학교 체육수업 강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지방자치단체·체육단체 간 강력한 협치 구조 구축 △학교·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확대를 향후 과제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관기관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건 교육부”라고 했다. 또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학교·지역 연계를 위해 교육, 스포츠, 보건 등 공공영역과 스포츠클럽 등 민간영역을 연결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교육부·문체부 협력은 물론 지자체, 교육(지원)청,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종목단체 등이 ‘학생의 건강과 스포츠 참여 증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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