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호의플랫폼정부] 정부혁신 국민 체감해야 성공한다

2023. 12. 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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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에 접어든 윤석열정부는 가치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전략적 관계 구축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굵직한 어젠다를 소화하며 올해의 성과를 보여 줬다.

내부로 눈을 돌려보면 정부혁신도 예외는 아닌지 지난달 23일부터 3일 동안 대한민국 정부박람회를 개회해 그동안의 혁신 성과를 국민에게 드러내 보였다.

정부의 백 마디 다짐이나 그럴싸한 계획이 아니라 국민이 필요하다고 느껴야 정부혁신이 산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부혁신이라면 당연히 국민이 그런 변화를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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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국정과제 넘어선 지속성 필요
중앙·지방·공공기관 모두 혁신주체돼야
3년째에 접어든 윤석열정부는 가치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전략적 관계 구축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굵직한 어젠다를 소화하며 올해의 성과를 보여 줬다. 내부로 눈을 돌려보면 정부혁신도 예외는 아닌지 지난달 23일부터 3일 동안 대한민국 정부박람회를 개회해 그동안의 혁신 성과를 국민에게 드러내 보였다.

많은 성과가 제시됐는데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국민이 실생활에서 불편해하는 문제를 디지털 기술이나 협업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모습이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성범죄 피해자 자료를 24시간 감시하고 자동으로 삭제하는 서울시 사례는 성범죄 피해자의 고통과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기관 간 협업을 통해 일분일초를 다투는 소방차·구급차 등 긴급차량이 지역 경계 간 신호 제약을 받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사례 역시 정말로 필요한 변화 모습이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정부혁신의 성과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국민을 위한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한 계획이 홍보성 발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실체가 되기 위해선 몇 가지 챙겨 볼 사항이 있다.

먼저, 혁신이 지속 가능하게 하자. 정부혁신이 정권의 일회성 국정과제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야 하며, 그 핵심은 국민이다. 정부의 백 마디 다짐이나 그럴싸한 계획이 아니라 국민이 필요하다고 느껴야 정부혁신이 산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을 통합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며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정부가 홍보하는 많은 혁신의 성과물을 과연 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고 더 나은 서비스라고 느낄까. 요란한 큰 혁신보다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작지만, 임팩트 있는 혁신에 집중해 보자. 행여 얼마 전에 발생한 새올행정시스템의 장애가 장기간 축적된 정부혁신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더욱 분발해 혁신의 불꽃을 살려 가야 한다.

둘째로, 성과 창출에 매진하자. 혁신 초기에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3년째 접어든 지금, 정부의 모든 노력은 계획의 집행과 성과 창출에 집중되어야 한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부혁신이라면 당연히 국민이 그런 변화를 느껴야 한다. 실적을 말하지 말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예산이나 인력 등 자원이 정부 정책과 사업에 투입되면 당연히 그 결과로서 실적이 발생한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실적이 아니라 추진 정책의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다. 개인의 삶이나 사회적 변화는 실질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추진한 사업의 실적만 쌓이는 것은 성과가 아니다. 교육받은 공무원 대상자는 매년 늘어나는데 공무원들의 사고나 정신 자세는 변화가 없다면 이 교육 프로그램은 실적만 있을 뿐이지 성과는 없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정부혁신은 의미가 없고 더는 하지 말자.

끝으로, 모두가 정부혁신의 주체가 되자. 중앙정부가 혁신의 주체인 시절은 지났다.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공공기관 모두가 혁신의 주체가 되어 각자의 역량을 총동원해도 모자라는 것이 정부혁신이다. 주택난이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화순군의 사례는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혁신이 정권의 보여주기식 제스처로 오염되고 냉소나 비아냥의 대상이 될 때 이미 그 생명은 끝난 것이다. 정부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고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

오철호 숭실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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