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마약중독 회복 정부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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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쾌락'을 점수화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어떤 행위를 접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중 마약이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차지해 도표의 최상단에 있던 것에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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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쾌락’을 점수화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어떤 행위를 접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중 마약이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차지해 도표의 최상단에 있던 것에 놀라웠다.
“내가 마약 중독자요”라고 시인한 이들도 완전한 회복에 이르기까진 무수한 역경을 거쳐야 한다. 국립법무병원에 따르면, 마약 중독자의 1년 내 마약 흡입·투약 재발률은 87.5%에 달한다. 자살률도 20∼30%다. 치료자들은 이들과 동행하며 숱한 좌절과 실패를 함께 겪어야 한다. 필자의 정신건강 전문 요원 지인들이 갖게 되는 무력감도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건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고 유명인들의 마약 투약 소식이 들려오고, 심지어는 청소년들에게도 마약의 검은 손이 뻗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마약 치료·재활 시스템은 이미 한계에 직면했다. 지역사회 센터는 몰려드는 상담 문의로 이미 포화 상태다. 2020년 마약류 사범 1만8050명 중 단 13명만이 수감과 치료가 병행되는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사실도 우리 사회의 마약 대응 역량이 얼마나 처참한지 보여 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가 내년도 마약류 안전망 강화 예산을 270억원으로 올해 107억원 대비 152.2% 증액해 심의에 올린 것이다. 또한 마약퇴치운동본부 지원 예산은 올해 37억원에서 내년 15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근본적인 방안인 마약 치료·재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매우 절실하다.
하지만 이런 시급한 상황과는 달리 매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신건강 전문 요원을 배출하는 관련 대학 및 학과에 대한 지원 확대가 이루어지기는커녕 해당 대학 및 학과가 여러 사정의 이유로 존폐 위기에 처해 이를 고민해야 할 정도라고 하니 심히 우려스럽다.
유명 그룹 ‘위너’ 출신의 가수이자 마약 투약자 남태현씨는 지난 10월12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불법 약물 중독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책은 미비하다. 민간 센터는 센터장들이 사비로 센터를 운영해야만 하는 실정이다”며 정부 지원을 강력히 호소했다. 이 호소는 비단 남씨만의 개인적인 외침이 아니다. 마약 중독자라면, 누구든지 밝히고 싶은 모두의 외침이다. 우리 사회가 이 호소에 응답하려면 그들의 외침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것이 바로 마약 중독을 극복할 우리 사회의 의무이다.
정승문 보건복지부공무원 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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