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GPT4 뛰어넘을까

김은성 기자 2023. 12. 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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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대언어모델 시연
이미지·음성 등 상호작용…“사람처럼 사물 속성 파악”
구글 “GPT4·인간보다 똑똑”…전문가들은 ‘시큰둥’
6일(현지시간) 구글이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에 고무로 만든 장난감 오리를 보여주며 “이 오리가 물에 뜰까요”라고 묻자 제미나이는 “물에 뜰 겁니다. 고무오리잖아요”라고 답했다. 구글 제공

한 사람이 탁자 위에 쿠키와 오렌지를 올려놓자 제미나이(Gemini)는 “둘 다 음식이다”라고 답했다. 곧바로 “오렌지가 쿠키보다 더 건강한 음식”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제미나이는 구글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이다. 구글은 이날 시연영상을 공개하며 제미나이가 단순한 이미지 보기를 넘어 사물의 속성까지 파악해 추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보면 제미나이는 실시간 시야 인식 능력을 갖고 사람과 유사한 사물 인식력과 판단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사람이 총알을 피하는 시늉을 보여주자 “영화 <매트릭스>의 유명한 장면”이라고 답했다. 또 사람이 기타를 그리면 기타로 연주한 곡을, 드럼과 베이스를 그리면 밴드 곡을 들려줬다.

제미나이는 멀티모달 기능에 특화된 LLM이다. 멀티모달은 시각과 청각 등을 활용해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영상 등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뜻한다. 챗GPT의 오픈AI가 이미지 생성과 음성 인식 AI를 각각 만든 것과 달리,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미지·오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로 제미나이를 훈련해 기존 멀티모달보다 뛰어나다고 구글은 주장했다.

이날 시연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울트라’ 버전이 쓰였다. 제미나이는 규모에 따라 울트라와 프로, 나노 등 3개 모델로 선보인다. 가장 범용 버전인 제미나이 프로는 이날부터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인 바드에 탑재된다.

제미나이 프로가 적용된 바드는 한국 등 170여개 국가에서 영어로만 서비스된다. 향후 다른 나라들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새로운 언어도 지원될 예정이다. 가장 고성능인 제미나이 울트라는 내년 초 ‘바드 어드밴스트’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제미나이 나노는 온디바이스 형태로 접목돼 스마트폰 ‘픽셀8 프로’에 탑재될 예정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울트라의 경우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이해(MMLU)에서 90% 정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MMLU는 수학과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등 50여개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테스트다. 구글은 “인간 전문가 점수인 89.8%를 넘은 최초의 모델”이라며 “(같은 테스트에서) 오픈AI의 GPT4는 86.4%를 기록해 GPT4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미나이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TPU v4·v5e)으로 학습했다. 이는 기존 TPU v4보다 2.8배 빠르게 LLM을 훈련할 수 있어 향후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첫번째 버전인 제미나이 1.0은 구글 딥마인드의 비전을 처음으로 실현했다”며 “구글이 개발한 가장 포괄적이고 뛰어난 AI 모델”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공개에 전문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매개변수 등 학습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고, 범용적으로 쓰이는 제미나이 프로 버전도 GPT4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제미나이를 공개한 것으로 보이나, 아직은 오픈AI에 대한 구글의 경쟁 카드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낮게 평가했다.

구글 제미나이 공개로 AI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구도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연합’과 구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주축을 이룬 ‘AI 동맹’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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