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셀프 감사’…시민 감시망 ‘눈 밖’

안승길 2023. 12. 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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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지방의회에는 의원 정책을 보좌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사무기구가 있습니다.

적지 않은 예산을 쓰는 이들에 대한 감사는 사실상 의원 몫인데요.

이른바 '셀프 감사', 여러 문제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먼저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찍힌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다거나,

[이명연/전북도의원 : "활용할 수 없는 사진이에요. 의장님, 부의장님 사진만 찍기 위해 있는 게 아니죠. 개인 사진사가 아니잖아요. 근데 왜 그런 느낌이 자꾸 들죠?"]

[장연국/전북도의원 : "저희가 보정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요.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화소가 너무 좋으니 잔주름 하나까지도 나와요."]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직원 수보다 적다며 타박하기도 합니다.

[김정기/전북도의원 : "그만큼 의회 직원들이 의원님들의 의정 활동에 관심 있냐 없냐, 전라북도 도청 직원들이 관심 있냐 없느냐를 따지는 거예요."]

의회 사무 기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의원들의 지적인데, 홍보 부족은 늘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입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사권 독립 등 보다 커진 권한을 갖게 된 지방의회.

한계가 여전하다며 예산 독립과 자치 확대를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광역과 기초를 합쳐 전북 15개 의회 의원 정수는 238명.

정책 인력 채용으로 사무처 규모 역시 기존보다 확대됐습니다.

예산 집행은 각 의회 사무처 몫인데, 문제는 이에 대한 감사와 검증은 사실상 주먹구구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산을 쓰고도 행감조차 거치지 않거나, 하더라도 의원이 직원을 이른바 '셀프 감사'하다보니 취지를 못 살리는 게 현실입니다.

시민 이익과 동떨어진 관례로 지적돼 온 국·내외 연수나,

[윤세자/군산시의원 : "개인적으로 제 앞으로 나와 있는 여비는 어디서 나가나요? 민간에서 갈 수 있는지 공공에서 갈 수 있는 건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의회 돈으로 제공되는 선물에 관심을 보인 건 또 다른 민낯을 보여줍니다.

[윤신애/군산시의원 : "공통경비로 상품을 쓸 수 있는 부분이 있단 사실을 의원 생활 1년 만에 알았습니다. 의회에 찾아 온 손님이나 민원 접수 후에 선물로 주시기도 하는 걸 봤는데…."]

의전에 신경 써 달라는 에두른 요구에 서로 난감한 상황도 연출됩니다.

[윤정훈/전북도의원 : "예의를 좀 지켜달라, 의전 지침서나 이런 것에 대해 서로. 우리가 뭐 우리 예의 지켜달라고 할 순 없잖아요. 집행부랑 그런 거 상의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동방예의지국이고."]

한편 사무처를 담당하는 의회 운영위원회의 경우 회의 영상을 남기지 않거나, 대부분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 역시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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