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이대준 씨, 바다 추락 후 표류·피살되기까지
[앵커]
고 이대준 씨가 북한에 발견되고 나서 바로 우리 군은 이 사실을 포착합니다.
그 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국방부와 통일부, 해경, 그리고 청와대 안보실까지 그 어떤 정부 부처도 이대준 씨를 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시간대별로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소연평도 인근에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서 이대준 씨가 사라진 건, 2020년 9월 21일, 새벽 2시쯤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38시간이 흐른 다음날(22일) 오후 3시 반쯤, 이씨는 실종 지점으로부터 27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구월봉 인근 해역에서 북한 선박에 처음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북한 선박은, 밧줄에 묶어 붙잡아 놓은 채, 이씨를 바다에서 끌어올리진 않았습니다.
이씨가 북한 선박에 처음 발견되고, 약 1시간이 지나,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는 이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하지만, 신변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대북 전통문 발송 등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위기상황 대응 주무부서인 통일부의 담당 국장도 그날 저녁 국정원으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았지만, 장·차관 보고와 타 부처 상황 전파, 대북 통지문 전송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밤 10시 15분쯤 퇴근했습니다.
국가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은 '최초 상황평가회의'를 열어야 하는 매뉴얼을 무시했고,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는데도 안보실장과 1차장, 위기관리센터장이 모두 퇴근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사실상 손 놓고 있는 사이 4시간이 흘렀고, 북한군은 저녁 7시 40분쯤, 밧줄로 연결된 상태로 바다에 떠있던 이 씨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씨는 한 시간여 동안 약 10km를 더 떠내려가, 저녁 8시 50분쯤 북한 등산곶 인근에서 다시 발견됐습니다.
북한군은 이번에도 이씨를 구해주지 않았고, 저녁 9시 40분, 바다에 떠 있던 이씨를 살해한 뒤 소각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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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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