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은폐·왜곡·삭제로 “월북 몰이”…13명 징계 등 요구
[앵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북한의 비인도적 만행도 충격적이지만,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의 대응도 믿기 힘들 정돕니다.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일인데,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맞고 불태워지던 그때 그 서해 바다에는 정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를 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이대준 씨 실종 사흘 만에 우리 군은 이 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안영호/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2020년 9월24일 :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이 발표 전날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현재 이 씨를 찾고 있다는 공지를 했는데, 그 시점에 이미 국방부는 이 씨 피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런 은폐 과정에서 국방부는 군첩보 보고서 60건을 삭제했고, 해경은 피살 정보를 전달받고도 수색구조 활동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나아가 해경은 피살 소식이 공개된 뒤에는 왜곡된 수사 결과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런 은폐와 왜곡, 삭제 과정에 관련된 것으로 조사된 공무원 8명에 대한 징계를 소속 기관들에 요구하고, 서욱 전 국방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 등 이미 퇴직한 5명에 대한 비위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고인의 유가족은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이래진/'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 고 이대준 씨 형 : "국가의 시스템이 망가졌고, 공직자의 사명감이 완전히 붕괴 됐던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감사원은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국가안보실과 해경 등 5개 기관 20명에 대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욱 전 국방 장관,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은 지난해 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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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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