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부터 ‘한국 망하는 소리’…소아과도 산부인과도 지원자 0명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12. 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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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상반기 주요 수련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로 불리는 서울 시내 주요 병원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과목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전공의 모집 정원을 각각 10명으로 했지만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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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주요병원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세브란스, 소아청소년·산부인과 지원없어
빅5 주요병원들도 필수의료 줄줄이 ‘미달’
정신과·피부과 등 인기과에는 신청자 몰려
서울 시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붙어 있는 폐업 안내문. [사진 출처=연합뉴스]
내년도 상반기 주요 수련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로 불리는 서울 시내 주요 병원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과목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전공의 모집 정원을 각각 10명으로 했지만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 중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3개 병원은 지난 6일 오후 마감된 내년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년차 모집 결과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도 3개 병원이 미달이었다. 또 다른 필수의료 과목인 흉부외과와 응급의학과도 빅5 중 각각 4개, 3개 병원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공의는 의사면허 취득 후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3~4년 간 수련하는 의사를 뜻한다. 전공의가 부족하면 향후에도 해당과의 전문의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해당과가 지속적으로 인력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소아청소년과에 10명 모집에 12명이 몰렸다. 서울성모병원은 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가까스로 정원을 채웠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각각 17명 중 15명, 9명 중 7명 지원에 그쳤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올해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를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지원자가 없다.

산부인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빅5 중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정원을 채웠다. 서울성모병원은 4명 모집에 1명이, 서울아산병원은 9명 모집에 4명이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는 산부인과 전공의 10명을 모집했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빅5 중 흉부외과는 서울아산병원만 정원을 채웠고, 응급의학과는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제외한 3개 병원이 미달이었다.

지방 병원 사정은 더 나빴다. 지방국립대병원 중에서 전체 정원 대비 지원자 비율이 1를 넘은 곳은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13곳 중 4곳뿐이었다.

지방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중에서 정원을 채운 곳은 강원대병원 산부인과와 전북대병원 산부인과 뿐이었다. 흉부외과 기피는 지방에서도 계속됐다. 지방국립대병원 중 흉부외과의 정원을 채운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반면에 인기과에는 전공의 지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빅5와 지방국립대병원의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인기과는 모두 정원을 무리없이 충족시켰다. 특히 삼성서울병원 피부과는 1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신건강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기피하는 필수진료과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정부 등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의료붕괴가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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