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위성' 이어 '고체연료' 우주경쟁…눈에 불 켜는 이유는?[안보열전]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김형준 기자 정다운의>
[앵커]
국방과 외교, 통일 이슈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안보열전' 시간입니다. 김형준 기자,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주제는, 우리가 발사한 위성, 지난 주말이랑 월요일에 발사했던 그거 말하는 건가요?
[기자]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그건 맞는데 그 위성을 싣는 발사체에 관련된 얘깁니다.
일단 뭐 다들 접하셨겠지만 지난 주말 우리 군이 독자 군사정찰위성 '425 사업' 첫 타자인 전자광학/적외선, EO/IR 위성을 발사해서 궤도에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사흘 전 월요일, 우리가 직접 만든 고체연료 우주발사체가 제주도에서 한화시스템의 소형 합성개구레이더, SAR 위성을 싣고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말 해질녘에 갑자기 전국에서 목격돼서 한바탕 난리가 났던 거 기억하시죠? 이게 그거예요.
다만 이건 군용이 아니고 운용도 한화시스템에서 하는데 원래 우주 기술은 군용하고 민간하고 경계가 좀 모호하거든요? 말로는 지구관측용 위성이라고 하는데, 뭐 그 지구에는 북한도 포함돼 있지 않을까요?
[앵커]
관측할 때 북한에 뭔 일 생기나 살펴보고 하는 건데, 발사체 얘기 한다고 하셨잖아요?
[기자]
그러니까 그게 다 이유가 있어요. 시계를 잠깐 11월 15일로 돌려 보겠습니다. 이날 북한이 뭐라고 발표했느냐면, 미사일총국이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고체연료발동기, 즉 엔진 연소시험을 진행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어요.
이날 저녁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을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나라앞에 조성된 엄중하고 불안정한 안전환경과 적들의 군사적공모결탁책동이 더욱 악랄하게 감행될 전망적인 지역의 군사정세에 대비하여 공화국무력의 전략적인 공격력을 보다 제고하기 위한 필수적공정으로 된다고 하면서 신형중거리탄도미싸일개발사업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1주일 뒤인 22일 밤 11시쯤, 정찰위성 쏘고 나서, 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또 미사일을 쐈는데 전에 한 번 전해 드렸듯이 중간에 폭발했습니다.
군에선 이게 뭔지 공개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다른 데서 단서가 나왔어요. 지난 주말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말입니다.
"얼마 전에 한 달도 안 됐습니다마는, 북한이 고체연료 IRBM을 쐈다가 실패했습니다. IRBM은 중거리 미사일이라서 사거리가 한 5500km까지 나가는 그런 것들인데 북한이 한번 실패를 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앵커]
그러면 이게 그 때 쐈다가 실패한 그 미사일인가요?
[기자]
맞아요. 군 관계자는 이 미사일이 고체연료 IRBM일 가능성이 있고 해당 내용을 국가안보실에 보고했다고 저한테 설명했습니다. 물론 북한이 올 4월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8형 발사에 성공하긴 했는데 IRBM 개발은 아직 조금 어려움이 있는 모양이예요.
[앵커]
근데 계속 발사체 얘기 한다고 해 놓고 이게 지금 발사체랑 무슨 상관인 거죠?
[기자]
북한이 위성을 쐈을 때 우리가 항상 얘기하잖아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거론하면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라고 얘기하잖아요. 그겁니다. 북한은 고체연료 IRBM, 미사일에 실패했고, 우리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에 성공했고. 근데 북한 발사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했는데 우리 우주발사체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하면 이건 상호 모순되는 말이잖아요.
사실은 발사 전에 국방부 관계자들이 저희 기자들과 만나서 엠바고, 즉 보도 유예를 전제로 설명이 있었어요. 비슷한 질문이 나왔는데 이렇게 답을 합니다. "매번 나오는 질문인데 기반 기술은 같다고 본다. 하지만 설계 방향이 다르다. 우주발사체로 설계를 했고, ICBM으로 전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길 했는데,
[앵커]
그 말을 믿어도 됩니까?
[기자]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장영근 미사일센터장입니다.
"뭐 로켓 모터는 동일한 거예요. 동일하게 쓸 수 있다는 거죠. 그건 ICBM도 쓸 수 있는 거고요. 예를 들면 얘가 이제 사이즈가 그 정도 된다고 그러면 뭐, 장거리 미사일에 똑같이 쓸 수 있는 거죠."
이번에 성공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도 국방과학연구소, ADD가 개발한 건데 사실 ADD가 현무 탄도미사일도 개발했거든요. 그 때 축적한 기술이 아주 많이 들어갔습니다.
[앵커]
어쨌든 북한은 실패, 그리고 우리는 기반기술이 되는 우주발사체는 성공했다는 건데 실제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는 전에도 한 번 소개해 드렸던, 작년 국군의 날에 한 번 영상으로 나왔던 현무-5 탄도미사일이 있는데요, 이건 특수목적입니다. 북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해서 무게는 36톤, ICBM급인데 그 중에 탄두만 8톤이예요. 이런 무거운 미사일을 쏴 날릴 수 있는 대형 로켓모터가 이미 있는 겁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제로 우리 고체연료 발사체 엔진이 북한 화성-18형보다 추력이 1.5배 크다고 얘기했어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없다는 한계가 당연히 있긴 하지만 있지만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에 필요한 기술을 간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거죠. 물론 1차적으로는 위성을 잘 쏘기 위한 거지만요.
[앵커]
그럼 북한은요?
[기자]
근데 북한도 첨단기술이 없어서 그렇지 지금 눈에 불 켜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릴게요. 사실 고체연료 ICBM을 이미 개발했고 쏴보기도 했으니까 IRBM은 그거 줄이면 시간 문제라는 게 대체적 시각인데,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가 좀 골치가 아파져요. 우리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ICBM의 필수요소로 대기권 재진입이라는 게 있어요. 탄두가 대기권 밖으로 나왔다가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가면서 열과 진동, 엄청 빠른 속도 속에서 목표에 정확히 도달하게 하는 건데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있어서 고각발사로 안 됩니다. 정각으로 쏴 봐야 합니다. 실제 사거리 발사. 근데 미국이 소위 레드라인이라고 여기는 게 바로 이거거든요. ICBM을 실제 사거리로 쏘는 거. 그래서 아직은 이 기술이 없습니다.
재진입은 IRBM에도 필요해요. 그런데 문제는 이게 ICBM보다 쉽습니다. 속도가 ICBM보다 느리고 열도 적게 발생하거든요.
방금 제가 정각으로 쏴 봐야 안다, 이런 말씀 드렸잖아요? 불행히도 이미 쏴 봤습니다. 2017년하고 지난해에 쏴 봤고 미 국방부 당국자들도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얘기했어요.
그럼 어떻게 되느냐, 북한이 태평양에서 가장 주시하는 곳이 괌입니다.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략폭격기가 배치돼 있고 항공모함과 원자력 잠수함이 기항하는 아프라 해군기지도 있고. 이번에 위성으로 거기 사진 찍었다고 했잖아요. 북한에서 괌까지 3천km 떨어져 있습니다. 이런 IRBM으로 타격을 할 수가 있는 거예요.
[앵커]
절대 얕봐서는 안 된다. 이런 결론 내릴 수 있는 거네요.
[기자]
실제로 2017년에 북한이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명의로 화성-12형 4발 동시 발사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이렇게 협박한 적이 있는데 고체연료 IRBM까지 만들게 되면 공격 결심 즉시 신속한 발사가 가능해지고요.
괌에는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모여 있고, 또 한반도로 올 때 거치는 곳인 만큼 북한이 멀리 떨어진 미국의 해외 기지에 대해 핵공격 수단을 보유하게 되면 그만큼 전략적인 유연성은 높아집니다.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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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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