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가자 남부도 초토화 우려, `종말론적 상황`에 떨고있는 주민들

박영서 입력 2023. 12. 7. 18:55 수정 2023. 12. 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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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칸 유니스 시가전을 앞두고 이스라엘 군인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인 칸 유니스에 깊숙이 진입함으로써 '죽음의 시가전'이 예고됩니다. 이제 북부에 이어 남부도 초토화될 운명입니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최악의 굶주림까지 겹치면서 가자의 현 상황이 종말론적이며, 인간애(humanity)의 완전한 실패라는 탄식마저 나옵니다.

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칸 유니스 중심부에 진입했다"면서 "특수부대인 98사단이 가자지구 남부의 지상 작전을 주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칸 유니스 전투를 주도하는 98사단은 정규군과 예비군, 특공대와 정예 포병 연대 등으로 구성됐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습니다. 98사단의 칸 유니스 진입으로 가자지구에는 총 4개 사단이 투입됐습니다.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알려진 칸 유니스는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고향입니다. 신와르는 이번 기습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이스라엘군의 1순위 제거 대상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곳에 있는 신와르의 집을 포위했다며 체포에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신와르가 도망칠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를 잡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인구 20만명이 넘는 칸 유니스에는 전쟁 발발 후 가자 북부에서 온 수십만명의 피란민들까지 머물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민간인이 밀집한 칸 유니스에서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엄청난 인명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가자지구 주민들은 머리 위에서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이 쏟아지고 땅에 남은 건 잿더미 밖에 없는 참혹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가자지구 중부도시인 데이르 알 발라에선 가정집과 도로는 물론이고 가자지구에 몇 남지 않은 빵집 중 한곳인 '알 바라카' 빵집도 파괴됐습니다. 주민 이브라힘 다부르는 "알 바라카 빵집이 수많은 이들의 배고픔을 덜어줬다"면서 "빵집을 공격하는 건 테러"라고 말했습니다.

이 곳에선 밀가루 한봉지, 찻잎, 담요까지 뭐라도 손에 넣기 위해 몸싸움을 하는 모습, 어린 아이들이 불을 지피기 위해 종이 꾸러미를 들고 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웹사이트에 "식량 공급을 위해 빵집 23곳을 운영했지만 최근 연료와 가스 고갈로 마지막 한 곳까지 닫았다"며 "식량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가자에서 민간인 구호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이스라엘의 가자 남부 군사작전이 가자를 '종말론적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가자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NRC)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는 국가들은 이 민간인들의 죽음이 그들의 평판에 영구적인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가자의 현 상황은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애의 완전한 실패다.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헌장 99조를 발동했습니다. 방글라데시 국가 수립으로 귀결된 1971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 이후 이 조항이 명시적으로 발동된 것은 이번 처음입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6일 유엔 헌장 99조에 따라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인도주의 체계의 심각한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휴전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유엔 헌장 99조는 사무총장이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협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안보리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엔 사무총장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사무총장의 권한 발동을 활용해 며칠 안에 안보리가 휴전을 촉구하도록 압박한 것이죠. 하지만 이스라엘은 요지부동입니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렇게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가자의 도살자'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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