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육지원청, 업무 부담 ‘확’ 줄여... 늘봄학교 활성화 [꿈꾸는 경기교육]
센터 역할 강화... 경기미래형돌봄교실 운영, 청소년청년재단과 협약
회계·행정업무, 아침 돌봄 운영, 각종 업무서식 등 ‘아낌없는 지원’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화한 시기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 40만명 선이 무너질 것이란 예측이 나옴과 동시에 4년 안에 입학생 수 30만명 선도 붕괴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러한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돌봄이다. 맞벌이 부부가 일반화된 요즘,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아이를 기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 걱정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돌봄’이다. 한부모 가정이든, 부모가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학교를 통해 매일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 마련이 가장 큰 과제가 된 셈이다.
교육부는 늘 따뜻하게 아이들을 돌보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러한 돌봄 시스템을 ‘늘봄학교’로 명명했다. 학교의 부담을 줄이면서 공적 돌봄을 충족시키고, 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거점 돌봄기관인 셈이다. 이러한 늘봄학교는 아이들이 방과 후에도 공교육의 틀 안에서 내실 있는 교육을 받으면서 동시에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단계적인 확산을 거쳐 2025년 전국적으로 늘봄학교 운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교육부의 그림이다. 특히 늘봄학교는 기존 방과후교실에서 좀 더 발전해 오후 8시까지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교육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돌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수원교육지원청의 돌봄 정책은 학생들을 돌보는 일 자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기도내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의 미래를 짊어진 수원교육지원청의 돌봄 정책을 살펴본다.
■ 학생 수·학교 많은 수원... 단위학교 어려움 파악 앞장
수원지역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경기도내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소속돼 있다는 점이다. 공립학교가 98개, 사립학교가 2개 등 초교 수만 100개교에 달한다. 또 수원지역은 대규모 학교의 비율이 높아 학교 내에 여유 공간이 부족한 학교들도 많다. 반대로 경제활동을 하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돌봄 수요는 높지만 이를 모두 충족하는 일 역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수원교육지원청의 돌봄 정책은 도내 다른 교육지원청과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원교육지원청의 정책이 도내 모든 교육 정책의 바로미터가 되며, 경기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 수원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업무를 최대한 줄여주면서도 늘봄학교를 통한 학부모의 돌봄 수요는 충족시킬 방안 마련에 고심이 깊었다. 고민 끝에 수원교육지원청은 수원만의 늘봄학교 운영 정책과 더불어 학교의 업무를 줄여줄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수원교육지원청의 방과후·늘봄지원센터는 늘봄학교를 활성화시키면서도 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단위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수원지역 내 늘봄학교는 12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곡선초와 곡정초, 남창초, 능실초, 망포초, 수원금호초, 수원중촌초, 수원초, 영덕초, 이의초, 인계초, 지동초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늘봄학교는 교육 시간 자체가 길고 학생들에 대한 관리 등이 중요해 교직원들에게는 업무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각 단위학교가 늘봄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수원교육지원청은 단위학교들이 늘봄학교에 대해 이 같은 인식을 갖지 않도록 늘봄지원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다른 지역에서 우수하게 돌봄 정책이 운영되는 사례를 찾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산서부교육지원청이다. 부산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업무는 줄이면서도 돌봄 정책 자체는 활성화돼 있는 곳이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가장 밀접하게 늘봄학교를 바라볼 단위학교에 인식조사를 거쳐 늘봄학교 운영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도 했다. 그 결과 단위학교에서는 늘봄학교로 인해 업무가 늘어난다거나 학생들을 관리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점 등을 토로했고 특히 교육부에서 유치원보다 먼저 일과를 마치는 초1을 대상으로 에듀케어를 도입, 전면적인 돌봄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내용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드러내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센터의 역할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답을 낸 수원교육지원청은 경기도교육청의 경기형 늘봄학교 센터강화모델로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컨설팅 강화와 더불어 지역과 연계한 경기미래형돌봄교실 2곳 운영, 지자체와 협력한 수원시립지역아동센터 협약,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돌봄교실 운영 등의 해법을 마련했다.
■ 실무협의체 구축... 업무 경감 본격 지원
수원교육지원청은 수원시 늘봄실무협의체를 구축하면서 늘봄학교 업무 경감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실무협의체의 경우 늘봄학교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유기적인 협업 체계로 교육지원청, 시청, 지역사회 유관기관 업무담당자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이번 협의체는 늘봄학교 지자체 연계 협력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지역사회 늘봄 시설을 발굴하거나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세부적인 업무 지원을 위해서는 우선 수원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고충사항 및 업무 경감 지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창구로 ‘늘봄정책마켓’도 개설했다. 늘봄마켓에 올라온 다양한 의견은 실무자들을 통해 공유되며, 우수제안은 협의를 통해 실제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늘봄학교 업무 지원 희망조사를 통해 학교 지원에 필요한 업무 과제를 발굴하고, 세부적인 지원 방안도 모색했다.
이 밖에도 수원교육지원청은 회계업무 지원,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 채용 공고 및 1차 제안서 심사, 아침 돌봄 운영 지원, 디지털 학력 향상 ‘하나더’ 프로그램 운영업체 계약 지원, 행정업무 지원을 위한 단기인력 파견, 각종 업무서식 지원 등을 통해 늘봄학교로 인해 교원들의 업무가 가중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준석 교육장은 “2024학년도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앞서 학교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교육지원청이 학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늘봄학교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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