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비례 50%·전략공천 배제도 이행 불투명

조병욱 2023. 12. 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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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조기 해산을 선언하면서 기득권 용퇴론은 '미완의 혁신'으로 끝나게 됐다.

당초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희생을 요구하며 기치를 올렸던 혁신위는 당내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넘어서지 못하고 오히려 먼저 돛을 내렸다.

혁신위는 지도부·중진·친윤 의원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2호 안건으로 요구하면서 지도부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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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인요한 혁신위 조기 해산 선언
험지 출마론, 기득권 반발 못 이겨
출범 초 광폭 행보 결국 빛바래
당 지도부선 “공관위서 계속 혁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조기 해산을 선언하면서 기득권 용퇴론은 ‘미완의 혁신’으로 끝나게 됐다. 당초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희생을 요구하며 기치를 올렸던 혁신위는 당내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넘어서지 못하고 오히려 먼저 돛을 내렸다.

지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에는 변화와 쇄신의 요구가 쏟아졌고, 이에 당 지도부 대거 교체에 이어 혁신위 카드가 등장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청년·여성·수도권 등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고리를 혁신위원으로 대거 인선하며 지난달 23일 출범했다. 호남 출신의 ‘특별귀화 1호’ 인 위원장은 “와이프와 아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일성으로 당내 혁신을 예고했다. 김기현 대표도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하며 힘을 실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공식 출범 다음날부터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의 징계를 해제하는 ‘대사면’을 제안했다. 이어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온 유승민 전 의원, 홍 시장 등을 만났고 이 전 대표의 부산 토크콘서트 현장을 깜짝 방문하며 보폭을 넓혔다. 또 이태원 참사 추모식에 참석했고, 광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 제주 4·3평화공원 등을 참배했다.

혁신위는 지도부·중진·친윤 의원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2호 안건으로 요구하면서 지도부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영남 스타’ 험지 출마론을 언급하고, 이들을 향해 ‘대통령을 사랑하면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주류에서는 지역구에서 세를 과시하는 방식 등 실력행사로 맞서며 거칠게 반발했다. 그러자 혁신위는 2호 희생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격상해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해 달라며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인 위원장은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 논란, 이 전 대표 부모 언급 실언 등 스스로 설화를 일으키며 혁신위의 힘을 빼는 일도 벌어졌다. 결정적으로 인 위원장은 지도부가 희생 안건을 의결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셀프 공천하는 요구도 내놨지만 김 대표는 이를 단칼에 거절하면서 추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인 위원장은 전날 김 대표와 회동에서도 추가적인 희생 요구를 하지 않아 사실상 조기 해산 결말을 예고했다. 인 위원장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했지만 당 혁신의 핵심 과제인 2호 혁신안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혁신위는 3호 혁신안으로 청년 비례대표 50% 배치, 4호 전략공천 원천배제, 5호 과학기술인 공천 확대 등도 제안했지만 결국 조기 해산으로 이 같은 과제가 이행될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앞선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출범한 혁신위에서 나온 혁신안도 이후 지도부에서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혁신위에 힘을 실었던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혁신에 대한 절반의 성공, 그 나머지 절반은 앞으로 공관위 몫이 될 수도 있다”며 “혁신위 혁신은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공관위를 구성하는 게 지도부의 막중한 책무”라고 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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