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초, ‘D·I·S·C·O’ 교육 발판... 미래교육 1번지 ‘제2 도약’ [꿈꾸는 경기교육]
온·오프라인 진단프로그램부터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유네스코 네트워크·예술꽃 씨앗학교’ 걸맞은 교과 운영
농촌학교 위기를 기회로…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 ‘쑥쑥’
바야흐로 농촌지역 학교의 소멸 위기라고 한다.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젊은층이 떠나는 농촌지역이야말로 가장 급박하게 학생 수 감소를 체감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는 지역교육의 한 축을 담당한 학교들이 점차 사라지는 현상은 예견된 일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 상황을 기회로 극복해 최선의, 최고의 교육을 만들어내는 곳이 있다. 학생 수가 적다는 점을 활용해 맞춤형 교육을 실현해 나가면서 미래 디지털 교육 분야의 세밀한 학습이 가능한 곳, 112년의 역사를 지닌 연천초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연천초는 경기도 최북단에 있는 학교로 1911년 5월 연천보통국민학교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55년 연천국민학교로 이름을 바꾼 뒤 지난해 100회 졸업식을 거행하며 6천587명의 학생을 배출했다. 연천군의 교육·문화·행정 중심지에 자리 잡은 연천초는 주변으로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구석기시대, 고려시대 등 역사 문화를 한 번에 익힐 수 있는 환경을 지닌 채 성장하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공간혁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학교가 완공될 예정이라 촘촘한 교육 시스템에 더해 최상의 교육 환경을 갖춘 명품 명문 학교로의 재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작지만 소중한, 적은 수로 큰 꿈을 이뤄내고 있는 연천초를 찾았다.
우리학교를 소개합니다 연천초등학교
■ 미래교육 1번지, 제2의 개교 맞는다...‘D·I·S·C·O 역량’ 강화
통상 농촌의 학교를 떠올릴 때 디지털 교육과의 연관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연천초는 미래사회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소양의 중요성을 키워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 무엇보다 2024년 상반기 공간혁신사업을 통해 디지털 교육에 적합한 학교가 신설되면서 미래교육 1번지로의 두 번째 개교와 같은 변화를 준비 중이다.
이른바 ‘D·I·S·C·O’ 교육으로 불리는 이러한 디지털 시민의식 함양 교육은 디지털 세상 속에서 학생들이 시민성과 윤리성을 갖추면서도 이러한 능력을 활용해 자신의 꿈을 펼쳐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먼저 D는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을 의미한다. 학교자율과정과 연계한 디지털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는데,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디지털 시민이 되도록 온·오프라인 진단프로그램 등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는 ‘디지털 정체성(Identity)’으로 디지털 진단플랫폼 구축을 통해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교원들 역시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S는 ‘디지털 자아존중(Self-respect)’으로 건전한 가치관을 위한 상담 및 가정과의 연계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C인 ‘사회적참여(Community activities)’는 학생자치회 및 동아리 중심 활동을 통한 사회적 참여 기회를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O는 ‘지역교육협력(Organization)’을 위해 연천군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의 업무협약 등 지역교육협력체계 구축을 뜻한다.
이러한 대원칙 속에 연천초는 시설과 교육과정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빈틈이 없도록 준비 중이다. 우선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대표적으로 디지털시민교육실을 만든다. 또 교실과 복도, 교외에도 디지털 시민교육 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이 학교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시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관련 메타버스도 구축한다. 디지털 시민교육 자료실과 토론실, 동아리실 등을 연천디지털 메타버스로 구축해 운영한다.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지털 시민교육 협의체 구성도 이뤄진다. 협의체는 디지털 시민교육을 위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 유관기관이 손을 잡는 것으로 연천군청소년수련관과 상담지원센터, 연천군 정신보건센터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 진로 적성 찾고, 예술 교육 통한 감수성 증진까지 촘촘
연천초는 2020년부터 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로 선정돼 세계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키우면서 자연과 문화의 소중함을 배우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천하는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교육이 예술 교육이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연천초는 연극과 합창, 기악, 무용 등 학교 자율과정에 예술교육을 접목해 예술적 소양과 감수성을 키워주고 있다. 이러한 연천초의 움직임은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저변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함께 만드는 행복 SMILE 연천교육’이라는 교육 목표에 맞춰 학생들이 꿈과 도전 정신,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수레울 공동교육과정’도 운영 중이다. 이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까지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유초중 연계 진로 교육 활동인데, 각 학교를 연결해 학생들의 적응을 돕는 동시에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년별로 진로체험 주간을 운영하면서 학생동아리가 창업교육활동을 할 수 있게 했는데, 이들 동아리는 관련 활동으로 얻은 수익금을 불우한 이웃에 기부할 예정이라 사회적인 선순환 활동까지 교육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훈 연천초 교감은 “농촌지역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과 미래역량 강화 교육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열정적인 교사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뷰 조영진 교장
“112년 역사·교직원 열정 밑거름... 행복한 학교 가꿀 것”
“올바른 인성과 기초학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더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에서 성장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3월 연천초 교장으로 부임한 조영진 교장은 연천지역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연천 전문가’다. 그만큼 연천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연천교육의 발전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조 교장은 연천초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지역사회의 중심학교라고 소개했다. 특히 2024년 완공될 학생중심·미래지향적 학교는 교육공동체가 더욱 성장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조 교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랑스러운 학생들이 공간혁신사업을 통해 확보된 새로운 인프라에서 미래역량과 감수성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문화예술 소외지역이라는 단점은 예술꽃 씨앗학교 운영을 통한 문화 생활화를 활용해 극복하고, 유초중을 연계한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커나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얘기다.
조 교장은 경기 북부 미래교육을 선도할 연천초를 완성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역량 교육과정 운영, 올바른 인성과 풍부한 감성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과정 운영, 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로서의 세계 시민교육과정 운영 등 세 가지 중점과제를 향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연천초 교육공동체 구성원과 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면서 더불어 나아가는 것이 꿈”이라며 “서로 믿고 존중하며 최선을 다할 때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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