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 결과 확인된 '불수능'…대입 최대 변수는 국어(종합)

신하영 2023. 12. 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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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등급 내 표준점수 차이 수학보다 커
“상·하향 지원 가를 변수는 국어가 될 것”
“영어 등급간 유·불리 대학 지원 시 주의”
수학도 만점자 322명 감소…난도 높았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공개한 수능 채점 결과 올해는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이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에 달할 정도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된다. 향후 대입에선 수험생들의 국어 성적이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올해 수능은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난이도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수능 당일부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런 예측이 뒤집혔다. 이날 평가원 발표는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음을 수치로 보여준 결과다.

채점 결과 국어 표준점수(표점) 최고점은 150점으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혔던 2019학년도와 동일했다.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한다. 교육계에선 통상 140점 중후반대를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한다. 올해 국어는 작년 수능(134점)과 비교해도 표점 최고점이 16점이나 상승했다.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에는 수학이 대입 당락을 갈랐지만 올해는 국어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표점 최고점과 등급 구분점수 간 격차가 국어에서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변별력이 높았던 시험이라 같은 1등급이라도 수험생 간 표점 차이가 커졌다는 얘기다. 평가원에 따르면 국어 1등급 내 최고점(150점)과 등급 구분 점수(133점) 간 점수 차는 17점이나 된다. 이는 수학(15점 차)에 비해 2점 높은 수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예년에 비해 국어의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국어 영향력이 수학 못지않게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인문계열이든 자연계열이든 국어 시험을 얼마나 잘 봤느냐에 따라 상향·하향 지원이 갈릴 것”이라고 했다.

수학 역시 국어만큼은 아니지만 사실상 불수능에 해당한다. 평가원에 따르면 수학 표점 최고점은 148점으로 작년 수능(145점)보다는 3점이, 재작년 수능(147점)보다는 1점 상승했다. 수학에선 지난 9월 모의평가 당시 만점자가 2520명이나 나오면서 난도를 높인 결과 불수능에 가깝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수능에서 만점자에 해당하는 표점 최고점자는 612명으로 작년 수능(934명) 대비 322명 줄었으며 이는 역대 세 번째로 적은 인원이다.

영어 또한 절대평가로 전환한 2018학년도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통상 영어 1등급 비율은 7~8%가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올해 수능에선 응시자의 4.71%(2만843명)만 90점 이상을 받았다. 영어 1·2등급 간 유·불리가 큰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수능이 문·이과 통합시험 도입 이후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킬러문항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수학영역 46개 문항 중 6개 문항(13%)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부와 평가원은 올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다소 변별력 있는 까다로운 문항이 있었지만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은 없었다”고 했다.

내년에 치러질 2025학년도 대입 의대 증원 방침도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확보되면서 대입에선 하향 지원보다는 상향·소신 지원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자연계 학생들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 확대 방침과 맞물려 소진 지원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대 선발 확대에 따른 기대 심리가 작용, 올해 입시에선 상위권의 소신·상향 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요 영역별 최고 표준점수는 국어 150점, 수학 148점으로 집계됐다.(그래픽=뉴시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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