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시대에 화해 소식이…'앙숙' 그리스·튀르키예, 관계개선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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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던 '지중해의 앙숙'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해묵은 앙금을 털어낸다.
15세기 말 튀르키예 전신인 오스만 제국의 그리스 점령 이후 두 나라는 수백 년간 앙숙 관계였다.
그리스가 해외 수색구조팀 중 가장 먼저 튀르키예에 도착했고, 양국 외무장관은 함께 지진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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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던 '지중해의 앙숙'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해묵은 앙금을 털어낸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갖고 관계 개선을 공식 선언하기로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그리스 일간 카니메리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테네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함께 우호 선린 공동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리스와의 소통 채널이 부활했으며 윈윈(win-win) 원칙을 바탕으로 관계의 새로운 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좁히고 공통점을 찾는다면 이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6년 만에 아테네를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 미초타키스 총리와 회담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외교, 경제, 보건, 교육, 농업, 이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선언과 합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5세기 말 튀르키예 전신인 오스만 제국의 그리스 점령 이후 두 나라는 수백 년간 앙숙 관계였다. 이웃 국가이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지만 에게해 섬 영유권, 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튀르키예계와 그리스계로 분단된 북·남 키프로스 문제 등으로 오랜 기간 갈등을 이어왔다. 전쟁 직전까지 갔던 적도 다섯 차례나 된다고 알자지라는 짚었다.
불법 이민자 문제도 양국 갈등의 핵심 중 하나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난민들은 유럽으로 가기 위해 튀르키예를 주요 관문으로 이용한다. 그런데 튀르키예가 이들의 이동을 막지 않으면서 그 부담을 국경을 맞댄 그리스가 떠안게 됐다. 지난해에는 양국 국경지대에서 이민자 92명이 나체 상태로 발견됐는데,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자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며 비난을 주고받았다.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지난 2월 튀르키예 대지진을 기점으로 해빙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스가 해외 수색구조팀 중 가장 먼저 튀르키예에 도착했고, 양국 외무장관은 함께 지진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논의했다. 그리스가 구호에 적극 동참하면서 해빙 무드가 조성되자 '지진 외교'의 새 장이 열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7월에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만났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알자지라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긍정적인 합의를 통해 양국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시도"라며 "최근 3개월간 대화가 강화됐으며 이는 일이 잘 진행되길 바라는 상호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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