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판역량 국제 무대서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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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대표해 선거에 나가서 ICC 재판관으로 당선됐다는 게 제게는 아주 큰 책임감과 영광으로 다가옵니다.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돋움한 것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공감하고 신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백기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59·사법연수원 21기)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형사재판소(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 당사국 총회에서 신임 재판관 6명 중 한 명으로 뽑힌 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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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범죄 등 국제법 위반 다뤄
한국인으로는 세번째 선출
123개국 중 83개국 지지 얻어
"법전에 없는 국가관계 다루는
국제법에 美 유학때부터 끌려"
"국가를 대표해 선거에 나가서 ICC 재판관으로 당선됐다는 게 제게는 아주 큰 책임감과 영광으로 다가옵니다.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돋움한 것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공감하고 신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백기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59·사법연수원 21기)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형사재판소(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 당사국 총회에서 신임 재판관 6명 중 한 명으로 뽑힌 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ICC는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중대한 국제법 위반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2002년에 설립된 국제재판소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 국제형사정의를 실현하는 기구인 셈이다. 한국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 서명해 2003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백 변호사는 내년 3월부터 임기 9년의 재판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인이 ICC 재판관으로 선출된 것은 송상현 전 ICC 소장, 정창호 현 재판관에 이어 세 번째인데, 검사 출신 법조인이 재판관에 임명된 것은 백 변호사가 처음이다.
그는 "검사와 변호사를 하면서 양쪽을 다 봤기 때문에 피의자의 권리, 또 피해자의 아픔 등을 다 이해하는 데 좋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18개국 재판관들이 모인 곳이고 모든 국제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결정과 판결이 나와야 한다. 그는 "그런 면에 있어서 제가 가진 다양성 측면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2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법조 경력을 시작했다. 1999년부터 3년 조금 넘게 법무부 검찰4과(현 국제형사과)에서 근무하고, 이어서 오스트리아 빈의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본부에서 파견근무를 했다. 2008년부터 1년간은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2011년부터 2년여 기간은 방콕의 UNODC 아태지부 파견을 가는 등 국제범죄, 테러 관련 국제협력 경험이 많은 점이 특징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법학 석사, 한양대 법학 박사(국제법) 등 과정을 거치며 학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ICC 소추관의 독립성 연구' 등 국제법 관련 연구 업적도 5편에 달한다. ICC 재판관 후보자 자문위원회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그는 미국 로스쿨에 유학을 갔을 때부터 국제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법은 일반법과 달리 국가 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고, 성문화되지 않은 관습 국제법의 영역이 매우 큰 역할을 한다"며 "성격이 다른 측면이 있다 보니 관심을 가졌고, 더 깊이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포부와 관련해서는 "ICC가 잘되려면 당사국들의 신뢰를 얻는 게 필요하다"며 "소추부는 공정히 수사하고, 재판부는 공정한 판단을 해야 당사국 협조와 지원을 받는데, 그럴 수 있도록 공정하고 독립된 재판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6개 재판관 공석을 두고 총 13개국의 후보자가 경합을 벌였다. 백 변호사는 123개국 당사국 출석 중 3분의 2(82표) 이상에 해당하는 83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서울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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