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금리는 이미 정점, 환호하는 자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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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선을 넘어섰다. 2022년 5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머지않아 상장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기폭제가 됐다.
지난달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는 8.9% 올랐다. 11월 상승폭으로는 1980년 이후 둘째로 크다.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재정·통화 정책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활황이었던 2020년(10.8%)을 제외하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완료됐고, 내년 중반 정도에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한 주간 글로벌 경제의 화두는 ‘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각으로 오는 14일에는 미국과 유럽·영국의 기준금리가 회의 석상에 의제로 오르는데, 대부분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각국 물가도 상승세가 꺾여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자산 가격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주요국 금리 더는 안 오른다
한국시각으로 오는 14일 새벽에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된다. 현재 연 5.25~5.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7.5%로 점쳐진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11월 미국 소비자물가, 13일에는 같은 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된다. 미국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였는데, 11월에는 3.1%까지 소폭 하락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이유다.
다만 ‘여전히 노동 시장 과열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부담이다. 8일 발표되는 11월 미국 실업률은 10월(3.9%)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11월 자산 시장 과열이 연준을 다시 ‘매파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시각으로 14일 영국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유럽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더는 치솟지는 않고 있고,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 확대’라는 부담도 덜게 됐다.
◇독일은 다시 입원하지 않을까?
요즘 독일은 ‘유럽의 환자 2.0′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경기 부양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한 심각한 에너지난의 여파와 대표적인 교역 상대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독일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었다. 다만 지난 11월에는 유럽경제연구센터(ZEW) 경기기대지수가 9.8로 ‘마이너스’를 벗어나 상승하고 있다. ZEW 경기기대지수는 향후 6개월에 대한 경제 전망을 반영하는 선행지표다. 9일 발표되는 12월 지수는 11월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유럽이 근본적인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의 프레데릭 에릭손 소장은 WEEKLY BIZ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유럽의 제조업에 대한 강한 집착은 서비스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방해한다”며 “특히 독일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처럼 노동조합의 입김에 휘둘리는 정치세력이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디플레 위기는 진행중
중국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0.3%)를 기록한 바 있다. 11월에도 지난 10월(-0.2%)에 이어 소비자물가가 한 해 전과 비교해 하락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중화권 자산 시장 상황도 미국과는 딴판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0.3% 올랐고, 홍콩 항셍지수는 0.4% 하락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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