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 이어 고용도 둔화 '깜빡이'…월가 수장들 "침체 가능성" 경고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소비가 최근 둔화한다는 신호가 나오는 가운데 다른 축인 고용시장도 냉각된다는 지표가 잇따르면서 내년 초 경기가 어느 정도 꺾일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완만한 둔화일지 침체일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월가 수장들은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원에선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은행위원회 청문회가 열렸다. 시장의 관심은 가계와 기업 대출의 최전선에 있는 금융기관들의 경제 진단에 맞춰졌다.
이날은 은행 자본규정 강화 이슈에 밀려 경제 진단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지만 시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는 "다양한 거시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급격한 침체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서비스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부채 증가, 글로벌 성장세 둔화,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 등이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객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가 있으며,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의 부채가 2019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월가 수장은 그뿐이 아니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지난주 한 행사에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며 비슷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세상에는 위험하고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게 많이 있다"면서 "대비해야 한다. 금리가 더 오를 수 있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경고는 최근 미국에서 고용시장이 식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급여처리회사 ADP가 발표한 11월 민간고용 증가폭은 10만3000건으로 전월 대비 3000건 줄었다. 전문가 예상치인 12만8000건에 크게 못 미쳤다. 임금은 1년 전보다 5.6% 증가해 2021년 9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적었다. 하루 전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JOLTs) 보고서에서도 10월 신규 채용공고 건수가 873만건으로 전년 대비 약 61만건 감소,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던 2021년 3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전략가는 "민간 데이터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방지 조치가 이제 실제로 효과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숫자는 (경기) 연착륙을 향하고 있지만 정책이 너무 강경하게 유지된다면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해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고용시장은 고금리 상황에서도 소비를 떠받치며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배경이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떠받치는 배경으로 강한 노동시장을 언급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길만한 소식이지만 고금리와 맞물려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미 시장 안팎에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었던 가계 저축이 소진되고 부채가 증가하면서 소비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터다.
결과적으로 8일 노동부가 발표할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 가늠자로서 주목도가 커질 전망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은 19만명으로 전월의 15만명에 비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3.9%로 전월과 동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시장 냉각이 다시 확인된다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났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나아가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으며 금리 인하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내년 상반기 안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국시간 7일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3월 현행 5.25~5.5%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50% 이상 반영 중이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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