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빈살만 브로맨스 연출…"美 왕따 전략에 반격"

조성흠 2023. 12. 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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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 주요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정상과 잇달아 만난 것은 미국의 대(對)러시아 고립 전략에 대한 외교적 반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례 없는 경제 제재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중동의 부유한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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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무대서 '국제적 고립'에 반박…우크라戰·경제협력서 이해일치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는 푸틴 (리야드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6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연달아 방문하며 협력 강화에 나섰다. [사우디 국영 뉴스 통신 SPA 제공] 2023.12.07 bestho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 주요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정상과 잇달아 만난 것은 미국의 대(對)러시아 고립 전략에 대한 외교적 반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이 중동 지역 정상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서방의 경제 제재가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 당국자들이 푸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한 '결정적 반박'으로 묘사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제네바 주재 러시아 대표부는 "푸틴 대통령이 실무 방문 기간 (UAE) 아부다비에서 받은 환대는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 수준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아부다비에 도착해 전용기 계단을 내려오는 푸틴 대통령을 "나의 친구"라고 부르며 환영했고, UAE 공군은 러시아 국기 색인 빨강·하양·파랑 연기를 내뿜는 에어쇼를 선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푸틴 대통령이 리야드를 밝혔다"고 인사했다.

UAE 대통령과 회담 전 환영식 참석한 푸틴 (아부다비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회담을 앞두고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스푸트니크 통신 제공] 2023.12.07 besthope@yna.co.kr

이 같은 환대는 외교 및 경제 관계에서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으며, 서방의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UAE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전자 부품 및 관련 제품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있다.

UAE 국영 WAM 통신은 나흐얀 대통령이 "대화와 외교적 방법으로 다양한 국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자국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UAE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명시적 반대나 비판에 동조하지 않음으로써 푸틴 대통령이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내부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이 서방 국가에 의한 것일 뿐, 자국과 사회적 가치 및 권위주의적 통치 구조를 공유하는 국가들에서는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례 없는 경제 제재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중동의 부유한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나흐얀 대통령에게 "우리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UAE는 아랍 세계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내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 정책에 있어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두고도 미국의 중동 정책 실패 사례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민간인 보호,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평화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민간인 보호를 강조하면서도 하마스 소탕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에 동의하는 미국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6일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7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중동 국가와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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