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 맺는다…이재용·최태원과 ASML 방문(종합)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12.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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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일 네덜란드 국빈방문…노광장비 1위 ASML 찾아 '한국 투자' 요청
뤼터 총리와 전략적동반자관계 심화 논의… 만국평화회의 열린 리더잘 방문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 2023.6.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 대통령은 오는 11~14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비롯한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모색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과 함께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을 찾아 대(對)한국 투자를 끌어낼 전망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오는 1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7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한국 정상이 네덜란드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은 1961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알렉산더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함께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를 방문해 베닝크 ASML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내년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하고,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및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ASML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노광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노광장비를 세계 시장에 독점 공급하면서 업계에선 '슈퍼을(乙)'로 불린다. ASML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시에 'ASML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착공식을 가진 바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재한 제2차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다음 주 네덜란드 국빈 방문 계기에 양국 간 반도체 동맹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태효 차장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의 양대 목표로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구축',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꼽으면서 "네덜란드 첨단 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해외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ASML의 반도체 생산 공정인 '클린룸'을 둘러볼 예정이다. 김 차장은 "대통령이 네덜란드 혁신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우리 정부로서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의 일환으로 화성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서도 우리에게 힌트와 통찰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 중인 네덜란드 ASML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회장(CEO)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7.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셋째 날인 13일 헤이그로 이동해 네덜란드 상·하원 의장 의장 합동 면담을 갖고, 마크 뤼터 총리와 단독 회담 및 업무 오찬에 임할 예정이다. 이후 양측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

회담에서는 '반도체 협력'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김 차장은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에도 공감대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최대 투자국이자, 독일에 이은 2대 교역국이다.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안보 협력뿐 아니라 교역 분야를 방산, 물류, 농업, 과학기술, 교육 등 경제 분야 역시 전방위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 정상은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국 간 '경제·안보 대화체'를 신설 및 정례화하고, 한-네덜란드 간 워킹홀리데이 연간 상한선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앞으로 들어갈 한-네덜란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가치의 연대에 기반한 안보 협력과 첨단기술에 기반한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북핵,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방·방산 분야 고위급 교류와 방산기업 간 협력 촉진 방안을 모색하고, 양국의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소통 채널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이용, 사이버 안보 같은 신흥 안보 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후 116년 전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방문해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을 예정이다. 빈넨호프에 위치한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대한독립운동사의 기념비적 의미를 가진 장소다.

윤 대통령은 이후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와 참전용사 간담회, 비즈니스포럼 등에 참석한 뒤 마지막 일정으로 네덜란드 측이 선보이는 한국 전통문화 공연을 관람하고 오는 14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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