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킬러 문항' 논란은 진행형..사교육 유혹 끊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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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이른바 '킬러 문항' 논란 속에서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예년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오승걸 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수능은 소위 '킬러 문항'이 배제됐지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높은 난도의 수능 출제경향이 '킬러 문항' 배제의 근본적인 배경이었던 사교육비 경감 의지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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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이른바 '킬러 문항' 논란 속에서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예년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당국은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한단 출제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킬러 문항'의 정의에 대한 입장 차이 등 남겨진 과제도 적지 않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7일 발표한 '2024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국어와 수학, 영어는 역대 최고 수준의 난도를 기록했다. 국어만 해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전년대비 16점 올랐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라간다. 영어는 2018학년도 절대평가로 전환한 이후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다. 그만큼 어려웠다는 의미다.
출제당국은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킬러 문항'을 배제할 경우 쉬운 수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결과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오승걸 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수능은 소위 '킬러 문항'이 배제됐지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역시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도 상위권 변별력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난도가 과도하게 높았다는 분석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입시업계에선 '준킬러 문항'과 '매력적인 오답'이 높은 난도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원장은 "공교육에 충실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출제방향의 기조는 앞으로 유지하면서 난도를 어떻게 조절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킬러 문항'의 정의에 대해선 입장 차이가 엇갈린다. 교육당국은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킬러 문항'으로 본다. 교육부 관계자는 "쉽고 어렵고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시민단체는 올해 수학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6개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일부 문항에서 '킬러 문항'이라는 이의제기와 논란이 있는 것은 교육당국과 수험생 간에 '킬러 문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교육당국은 성취 기준 등 각종 요소를 결합해 정의를 내렸고, 수험생들은 풀기 어려우면 무조건적으로 '킬러 문항'이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문과 침공'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지난해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34점, 145점이었다. 격차가 11점이나 벌어지자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50점, 148점으로 격차가 2점으로 줄었다. 특히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더 높았다.
통상 대입 정시모집에서 문과는 국어의 반영 비율이 높다. 반면 이과는 수학과 과학의 반영 비율이 높다. 올해 수능 결과가 '문과 침공'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물론 반론은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수능에서 이과생의 국어 성적이 문과생보다 좋은 경향을 보였다"며 "국어와 수학 성적이 좋은 이과 학생은 과학탐구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경우 문과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높은 난도의 수능 출제경향이 '킬러 문항' 배제의 근본적인 배경이었던 사교육비 경감 의지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올해 같은 문항의 예시나 EBS 수능 특강 교재 등을 통해 어떤 유형의 문항이 출제되는지 최대한 제공할 것"이라며 "사교육을 통해 해소될 것이란 유혹을 끊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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