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빠진 학폭업무 퇴직경찰·교사 2700명이 전담..SPO 역할도 강화
앞으로 퇴직경찰·교사 2700여명이 학교폭력(이하 학폭) 업무 처리를 전담하게 된다. 현직 교사들의 학폭 관련 부담이 대폭 줄어들면서 학교 현장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전담경찰관(SPO) 역할 강화 방안'을 내놨다.
우선 내년 3월부터 '학폭 전담 조사관'(이하 전담 조사관)을 선발해 배치한다. 177개 교육지원청별로 15명씩 2700여명이 필요하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해 학폭 건수(6만2052건) 등을 고려한 수치다. 이들 전담 조사관은 퇴직경찰과 교사들로 구성된 민간 위촉직으로 일정기간 연수프로그램을 거친 뒤 현장에 투입된다. 다만 동시 채용이 아닌 필요에 따라 인원이 충원될 것으로 보인다.
전담 조사관은 △학폭 사안조사 △전담기구 및 학폭 사례회의에서 사안조사 결과 보고 △SPO간의 정보 공유 △사안조사에 대한 의견 교류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학폭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에선 전담 조사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장 자체 해결 요건을 충족하고 피해 학생 측이 동의할 경우 자체적으로 사안을 종결한 뒤 피·가해학생 간의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제로센터로 넘겨 '학교폭력 사례회의(가칭)'를 열고, 전담 조사관의 조사 결과를 검토한 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직접 심의를 요청한다.
이 부총리는 "정말 전문적인 훈련을 받도록 연수 프로그램을 잘 준비해 기존에 교사가 하던 것보다 훨씬 더 학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질을 높이겠다"며 "채용 기준이나 연수 프로그램 내용들을 학부모·교사들과 충분히 소통해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전담 조사관의 역량에 대해 "기본적으로 전문성을 갖고 퇴직하긴 하지만 현재의 바뀐 제도들은 물론 다양해진 학폭 특징들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예전과 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연수를 거쳐 학교 현장에 투입해야 교사들보다 더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도 이번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이 부총리는 "행안부가 정말 교육부에 큰 선물을 줬다"면서 "사실 부처 간의 협의가 쉽지 않은데 굉장히 신속하게 결정된 배경엔 행안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장관도 "선생님들이 학폭 업무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본연의 교육적 활동에 지장을 받는단 여론이 높았다"며 "학부모들의 부당한 관여가 큰 문제였는데 이번 대책을 계기로 학폭과 관련 진일보한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PO의 업무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SPO는 현재 학교폭력 예방활동, 가해학생 선도 및 피해학생 보호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데 전담 조사관과의 정보공유 등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SPO 인력을 증원키로 한 이유다. 이호영 행안부 경찰국장은 "SPO의 업무 부담을 감안해 정부의 인력 동결 기조에도 이번에 증원을 추진했다"며 "현재 1022명이 있는데 일단 10%(105명) 정도 일단 증원했고, 운영성과나 업무부담 등을 살펴보고 추가 증원 여부를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PO는 그동안 학생들을 보호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형사적 절차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소개한 뒤 "학폭 전담 조사관을 포함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같이 협의했을 때 그 사안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될 수 있다"며 "SPO가 객관적, 제3자적 입장에서 개입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단 차원에서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원단체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교총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학폭 업무 경감, 이관을 적극 반영한 방안"이라며 "교원의 학폭 사안 조사·처리 업무와 민원·소송 책임 부담을 덜고, 학교가 사법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서 학폭을 교원들이 담당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두 달 여 만에 개선방안이 나온 것은 적극 행정이라 할 만하다"면서 "학교폭력전담경찰을 증원하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전문성·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서정희, 13살 연하 남성과 열애 인정…"기분 안나빠, 나중에 공개" - 머니투데이
- 신동엽, 헤어졌던 이소라에 3500만원 명품 목걸이 선물한 이유 - 머니투데이
- "제발 정신 좀 차려"…'불화설' 박재범·제시, 직접 입장 밝혔다 - 머니투데이
- 이상아, 사기꾼과 혼전임신으로 결혼…"극단선택 자작극도 벌여" - 머니투데이
- 전현무, 전여친 저격? "술 취해서 집 비밀번호 까먹는 거 최악" - 머니투데이
- 주병진 '꽃뱀 사건' 트라우마…결혼 못한 이유 - 머니투데이
- 5.5억 번 외국인 일용근로자, 건보료 2만원 '찔끔'…역차별 손 본다
- 옥주현, 길 한복판서 담배 물고 '뻐끔'…"어렵다, 흡연" 알고보니 - 머니투데이
- 53세 박소현 "연애 프로 나갔다가…" 아직도 싱글인 이유 - 머니투데이
- "울 할머니도 패션왕이네" 지드래곤 공항패션에 '멋지다' VS '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