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남순’ 오정연 “‘저 배우 오정연 닮았네’ 반응 감사했죠”

화려한 조명을 마다하고 카페 알바를 했고, 저예산 영화와 연극 무대를 오가며 맨몸으로 부딪혔다. 때론 발에 피멍이 들도록 축구공을 찼고, 다이빙도 했고, 바이크도 탔다. 무엇이든 도전하고 헤쳐나가는 모습이 ‘악바리’ 같았다.
그 중에서도 연기에 쏟는 시간과 열정만큼은 그 어떤 일 보다 ‘진심’으로 느껴졌다. 역할이 크든 작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주어진 인물을 분석하고 연구해내는 모습에서 치열한 고민과 열정이 엿보였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힘쎈 여자 강남순’에서 보여준 오정연의 존재감은 놀라웠다. 회를 거듭할 수록 그의 연기는 캐릭터와 찰떡이었고, 시청자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정확한 딕션과 또렷한 대사 전달력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황금주’ 캐릭터도 너무 멋지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드라마라곤 생각했지만 저에 대한 반응도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들 얘기해주셔서 행복한 경험이었죠. 무엇보다 ‘저 배우 오정연 닮았다’는 반응이 너무 감사했어요. 저를 못 알아봐서 서운한 게 아니라 그 캐릭터로 봐주신 것 같아 좋았어요.”
오정연에게 ‘힘쎈 여자 강남순’은 배우로서 한단계 도약하게 해준 작품이다. 그 어떤 작품보다 열정을 안고 시작했던 작품, “노력하고 도전한 것들이 담겨 있어 뭉클한 마음까지 든다”고 했다.
“제가 횟수로 연기한지 8년 되었더라고요. 이번 작품으로 제가 연기하는 사람이구나 인식이 되는 분기점이 된 것 같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연기하며 보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구나, 규모나 배역에 구애받지 않고 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자산이 됐구나 싶더라고요.”

3대 여성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는 순간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겼고, 최종회에서 10%를 돌파하며 막을 내렸다. 유쾌한 웃음 가운데서도 사회적 문제를 재치 있게 꼬집은 백미경 작가의 통찰력 역시 빛났다.
오정연은 강남 재벌이자 강남순(이유미) 엄마인 황금주(김정은)의 비서 ‘정나영’ 역을 연기했다. 맡은 일을 똑 소리나게 처리해 황금주의 깊은 신뢰를 받는 인물이지만, 퇴근 후엔 고독함을 달래기 위해 데이팅 앱을 하는 반전 모습도 보여줬다.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며 뻔하지 않는 비서 캐릭터를 만들어낸 오정연은 “반전 있는 비서여서 더 끌렸다”고 했다.
“일 할 때는 완벽한데 김기두(황금동) 씨와 나름의 러브라인도 있고 납치나 서프라이즈 장면도 있어서 도전의식이 생겼어요. 걱정 된 부분은 안해본 코믹 연기였는데 데이팅 앱 보면서 대사하는 그 장면요.(웃음) 내려놓는 역할은 처음이라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씬이 날아가는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한번에 오케이 되어서 좋았어요. 화면에 나왔을 때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반응을 하네 싶었어요..직업이 아나운서이고 외모도 도시적이란 얘길 많이 듣다 보니 고정관념을 깨는 게 목적이였는데 그걸 깬 것 같아서 기뻤어요. 이번에도 발음이 너무 잘 들린다고 말씀해주셔서 힘이 됐어요. 사극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김정은이란 배우는 큰 성공 거둔 분이고 스타잖아요. 수행비서를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죠. 정은 언니와의 관계도 극중 관계처럼 비즈니스로 시작됐다가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어요. 황금주와 언니와의 마음 나눔이 너무 좋았어요. 많이 배우고 싶고 계속 알고 지내고 싶은 언니에요. MBTI도 같아요.(웃음)”
‘강남순’은 넷플릭스를 타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볼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페루, 싱가포르 등에서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그 유명한 모델 나오미 캠벨도 애청자라고 밝힌 바 있다. 오정연 역시 글로벌 관심을 체감했다.
“자고 일어나면 인스타 팔로워숫자가 늘어있어서 신기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시리즈 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6년 MBC ‘워킹맘 육아 대디’를 통해 연기 첫 경험을 한 그는 “생각도 하고 있지 않던 제게 배우의 길로 처음 이끌어주신 최이섭 감독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뜻하지 않게 시작된 길이지만, 행보는 거침 없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마인’과 연극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 연극 ‘리어왕’ 뿐 아니라 영화 ‘죽이러 간다’ 등 장르를 넘나들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아나운서나 방송인은 중재자가 되어야하잖아요. 출연자나 주변 스태프들까지 다 신경 써야 하고 나보다 타인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감지해서 끌고나가야 하는데, 연기는 내가 주체가 되는 게 미덕이더라고요. 내 감정에 충실해야 하고 그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고. 온전히 캐릭터로만 몰입하는 경험이 제 인생에서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너무 즐겁기도 하고요. ‘아. 그동안 내가 나에게 소홀히 살았구나’, 연기하면서 많이 깨달아가고 있어요.”
오정연은 “내년이면 저도 마흔”이라며 “지난해 찍고 싶었던 바디프로필을 이번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최상의 컨디션과 몸상태”라며 특유의 보조개 미소를 지었다.
“원래 저는 계획형 인간이었는데 이제는 단순하게 살고 싶어지더라고요. 좋아하는 걸 찾고 도전하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유연하면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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