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없다고 하지만…수능 끝났어도 '킬러문항'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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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가 나왔지만,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 여부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출제 과정부터 킬러문항을 철저히 배제했기 때문에 이번 수능에 출제된 문항은 모두 킬러문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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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달 16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가 나왔지만,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 여부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출제 과정부터 킬러문항을 철저히 배제했기 때문에 이번 수능에 출제된 문항은 모두 킬러문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의 시험이었던 만큼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교육부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번 수능에서 교사 25명으로 구성된 '공정수능 출제점검위원회'를 처음으로 구성했다.
출제점검위는 수능 출제·검토위원과 모처에서 출제 기간 내내 합숙하면서 문제가 킬러문항인지 여부만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더불어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검토위원 합숙 전 '공정수능 자문위원회'도 운영했다. 킬러문항 없는 수능 출제 방향에 대한 조언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노력들을 거론하면서 교육부와 평가원은 수능 전부터 킬러문항은 없다고 공언했고, 수능 이후에도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킬러문항은 '쉽다, 어렵다'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됐다는 점 때문에 킬러문항이 출제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킬러문항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수능이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당수 수험생은 교육부 설명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수험생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굳이 꾸역꾸역 킬러문항을 낸 이유를 모르겠다', '누가 봐도 킬러문항이 있었는데 뉴스에서는 킬러문항이 빠졌다고 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특히 킬러문항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수학 영역 22번이다.
22번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였다.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도 구해야 했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와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강득구 의원은 전날 수능 수학 영역 46개 문항 중 22번을 포함해 6개 문항(13.4%)이 킬러문항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과도한 계산을 요구하고, 풀이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등 킬러문항 요건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EBSi 가채점 기준 정답률이 1.4%에 불과한 이 문항을 두고 교육부는 정답률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교사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중등교사 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이 지난달 17일부터 이틀간 수능 교과 교사 2천278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수능 문항에 킬러문항이 없어졌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5.5%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킬러문항 출제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것은 킬러문항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킬러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2021학년도∼2023학년도 수능과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킬러문항 22개가 출제됐다고 예시를 직접 들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원은 교육과정 밖 출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2019학년도 수능부터 매년 개별 문항의 출제 근거를 공개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했다'가 주장하다가, 올해 들어 갑자기 '상당수 킬러문항이 출제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결국 킬러문항의 정의를 명확하기 내리기 어렵다는 방증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 입장에서 이번 수능은 상당히 어려웠다"며 "어려운 문제는 결국 킬러문항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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