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사법리스크가 불러온 '2차 형제의 난'…승자는 'M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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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타이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조현범 회장, 끝없는 잡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계열사의 제품을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여 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검찰은 이 돈 중 상당수가 총수 일가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회삿돈을 빼내 자택 가구나 외제차 구입 등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들로 지난 3월부터 약 8개월 간 구속되기까지 했는데요.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검찰은 여전히 조현범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와 손잡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형제의 난이 재발됐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산업부 신성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지분 공개매수 소식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합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 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는데요.
2만 원은 이전 한 달 동안의 가중산술평균주가에 41.0%의 프리미엄이 적용된 가격입니다.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를 공개매수 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수가 최소 매수 예정수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공개 매수는 아예 없던 일이 됩니다.
최소 공개 매수 목표량을 달성해야 조현범 회장을 제치고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본 겁니다.
목표 물량을 최대로 매수할 경우 약 5천1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데, 이 정도 비용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면 남는 장사라는 계산을 한 겁니다.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매몰 비용은 없습니다.
[앵커]
공개매수 성공해도 경영권은 조 고문이 아니라 MBK가 가져가는 걸로 계약돼 있는데 MBK는 밑질 게 없는 거군요?
[기자]
네, 현재 조현식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를 보유하고 있고, 함께 공개매수에 나서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는 10.61%를 보유 중입니다.
여기에 계획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50%대로 지분이 늘어나 약 42%를 보유 중인 조현범 회장을 제치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말씀대로 남매가 동생의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외부 세력을 끌어들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익이 가장 큰 건 MBK 측으로 보입니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5천억 원의 자금을 들여 영업이익 1조 원이 기대되는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겠죠, 다만 경영권 확보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제외한, 시장에 풀린 물량이 약 27%인데, 이를 거의 대부분 사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 공개매수를 두고 경영권 분쟁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죠?
[기자]
지난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조현범 당시 사장에게 매각하며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차남을 후계자로 점 찍자 장남 조현식 당시 부회장과 나머지 형제들이 반발했는데요.
그러나 2021년 4월 조현범 사장이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며 승기가 기울었고, 그해 말 조현식 당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직을 맡으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성격이 좀 다른데, 동생의 경영권을 내가 직접 갖지 못해도 뺏을 수만 있다면 손 잡은 외부세력이 득을 보는 것 정도는 용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형제의 난이라는 관측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MBK파트너스 측은 "사법리스크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권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여보자는 생각"에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또한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가 아닌 우리가 주도해 공개 매수를 추진한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이라는 관측에 선을 그었습니다.
공개매수가 성공한 이후에 대해서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남매의 동의를 이미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가져가고 실패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없으니 어느 쪽이든 손해보지 않는 싸움인 것입니다.
[앵커]
경영권 위협을 받게 된 조현범 회장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조현범 회장 측은 "회장 보유 지분과 우호 지분이면 경영권 방어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 "지금은 추가 매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공개매수의 성공 여부가 어찌 됐든 또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고문의 궁극적인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없었다면 이번 공개매수에 대한 명분도 주지 않을 수 있었겠죠, 이번 경영권 위협은 결국 본인이 자초한 것입니다.
사법리스크가 단기간에 끝날 만한 문제도 아닌 만큼 이 같은 위협이 이번 한 번으로 그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앵커]
이 가운데, 돌연 금융당국이 이번 공개매수를 들여다보기로 했죠?
[기자]
공개매수 소식이 발표되기 직전 열흘 간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0일 1만 2천 원대에서 발표 전날인 4일, 1만 6천800원까지 약 30% 오른 것인데요.
이에 공개매수 가격이 2만 원이라는 미공개 정보가 새어 나가 선행매매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우리에게 좋은 것은 없다"며, "오히려 공개매수가 더 어려워질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공개매수 전 미공개정보가 새어나가는 일이 있었는지, 어떤 계좌에서 매매를 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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