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앞두고 대만해협서 미·중 신경전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 6일 미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공개적인 선전을 했다며 “동부전구는 전투기를 조직해 미 항공기의 모든 과정을 감시·경계하며 법률과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고 CCTV가 7일 보도했다. 동부전구는 이어 “각 부대는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국가 주권·안전과 지역 평화·안정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군 7함대 사령부도 해상초계기가 대만해협 상공을 비행한 사실을 공개하며 “국제법에 따라 대만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함으로써 미국은 모든 국가의 항해권과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항공기의 대만해협 통관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떤 곳에서든 비행과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국방부도 지난 6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미국 항공기를 감시했다면서 상황은 정상적으로 유지됐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또 6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중국 군용기 10대와 군함 6척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하는 것을 탐지해 철저히 감시·대응했다고 밝혔다.
P-8A 포세이돈은 하푼 미사일과 어뢰 등으로 무장한 초계기로 ‘잠수함 킬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P-8A 포세이돈의 대만해협 통과는 내년 1월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대만 총통 선거는 현재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모두 3팀의 정·부 후보가 출마 했지만 반중·친미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과 친중 성향의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간 2파전 양상으로 선거가 전개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집권 여당 후보들을 ‘가장 위험한 독립조합’이라고 비난하며 선거에 우회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고,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과 긴장 고조는 선거가 가까워질 수록 여·야 2파전 구도와 미·중 대리전 양상을 더욱 굳어지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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