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스캔들'에 흔들리는 일본…기시다 총리 '파벌 회장' 물러나기로

김현예 기자 2023. 12. 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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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 총재선거를 앞둔 일본이 '정치 자금'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집권당인 자민당에서 불거진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를 하고 있는데요. 오늘(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 내 파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자민당, 정치자금 수사 여파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 내 파벌인 고치카이 회장직을 내려놓는 방향으로 의향을 굳혔다고 합니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시작한 자민당 정치자금 수사 때문입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이 파벌은 자민당 내에선 소속 의원이 46명에 불과한 네 번째 규모의 소수 파벌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의 이번 '회장 사임'을 무게 있게 보고 있습니다. 정치자금 문제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도쿄지검 특수부 수사 어디까지


선거에서 '자금'은 중요한 이슈입니다.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의원 내각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오랜 시간 집권해온 자민당에서 가장 큰 파벌은 아베 전 총리가 이끌던 아베파(세이와 정책연구회·99명)입니다.

그런데 최근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파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 나선 것이 전해지면서 지난 2012년 이후 집권하던 자민당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일본 정당들은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파티를 여는데, 이를 의원들이 할당받아 20만엔(약 170만원) 파티권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파티권 판매 내역을 제대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다며 일본의 한 정치학자가 고발하면서 특수부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런 방식으로 적지 않은 정치자금은 약 1억엔(약 9억원). 기재하지 않은 돈은 다시 의원들의 자금으로 나눠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관련된 의원 수만도 10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야당 사임요구에 묵묵부답 관방장관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 〈사진=마쓰노 히로카즈 SNS 캡처〉
일본 언론들은 아베파의 담당 직원이 특수부 조사에서 '수입 일부를 의원 측에 돌려주는 것을 사무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발언했다고 오늘 전하기도 했는데요. 아베파의 수장인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총격으로 사망한 것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수장이 없는 최대파벌에서 불거진 자금 스캔들 때문에 아베파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베파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대표적인 인물은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입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데, 마쓰노 장관은 야당에서 사임을 요구한 데 대해 오늘 회견에서 질문이 나왔지만 제대로 된 답을 피했습니다. “정부로선 코멘트하는 것을 삼가겠다”고 한 건데요. 마쓰노 관방장관 외에도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이 아베파 사무총장을 지낸 만큼 기시다 총리의 내각 운영, 나아가선 일본 정치 지형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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