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반러→친러’ 망명 우크라 정치인, 모스크바 외곽서 암살
‘반역 혐의’ 궐석재판서 징역 14년 선고
반역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친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정치인이 망명지인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서 암살됐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배후로 지목된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매체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수사 당국은 6일(현지시간) 일리야 키바 전 우크라이나 의원(46)이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오딘초보의 한 공원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키바 전 의원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가 항복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우크라이나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등은 우크라이나 정보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SBU(보안국)가 키바 전 의원을 암살했다고 전했다. 한 정보국 관계자는 NYT에 “범죄자는 소형 무기에 의해 제거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 안드리 유소프 대변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키바 전 의원은) 끝났다”면서 “푸틴 정권의 심복들을 포함해 다른 우크라이나의 반역자들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소프 대변인은 암살 배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키바 전 의원은 반러 민족주의자였다가 친러 정치인으로 변신한 인물이다. 한때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자들과 싸우는 의용군을 이끌기도 했던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가시화하던 2021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위대한 지배자”라고 불러 논란이 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전에 우크라이나를 떠난 키바 전 의원은 러시아에 정착한 뒤 러시아 국영방송 패널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그에 대한 궐석재판을 진행하고 반역 등 혐의로 징역 14년형을 선고했다.
우크라이나의 친러·친푸틴 정권 인사들에 대한 암살 시도는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 정치평론가 다리야 두기나가 모스크바 근교에서 열린 축제에 참석한 뒤 혼자 차량을 운전하다가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 올해 4월에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 블라드랜 타타르스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카페에서 한 여성이 건넨 조각상이 폭발해 사망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러시아 해군 퇴역 장교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가 러시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다르에서 조깅을 하던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 10월에는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정치인 올레흐 차료우 전 의원이 크름반도 얄타에서 총에 맞았으나 목숨은 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우크라이나의 적’으로 규정된 이들의 정보를 모아둔 우크라이나 웹사이트 ‘미로트보레츠’(피스메이커라는 뜻)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 이날 이 웹사이트에서는 키바 전 의원의 사진 위에 “청산”이라는 핏빛 붉은 글자가 쓰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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