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고비 전가·고액 배당’ 메가커피 빌딩 매입…점주는 뒷전

양범수 기자 2023. 12. 7. 12: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엠지씨커피(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모회사인 우윤파트너스가 서울 여의도에 수백억원짜리 빌딩을 사들였다.

메가커피는 최근 몇 년 새 점포 수가 급증하면서 매장의 면적당 매출액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인데, 자회사인 가맹본부로 점주들에게 광고비를 분담케 하고 수백억원의 배당을 하더니 빌딩을 매입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엠지씨커피(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모회사인 우윤파트너스가 서울 여의도에 수백억원짜리 빌딩을 사들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의 ‘산림비전센터’로, 감정가(최저입찰가)는 354억원이었으나 우윤파트너스는 355억원에 이 빌딩을 매입했다.

메가커피는 최근 몇 년 새 점포 수가 급증하면서 매장의 면적당 매출액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인데, 자회사인 가맹본부로 점주들에게 광고비를 분담케 하고 수백억원의 배당을 하더니 빌딩을 매입한 것이다.

앤하우스는 2021년 우윤파트너스(당시 보라티알)와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점포 확장을 통한 매출액 증대 전략을 이어가면서 고액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앤하우스는 지분율은 우윤파트너스 58.6%, 프리미어파트너스 41.4%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27%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1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앤하우스는 지난해 18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가맹본부인 앤하우스와 달리 메가커피 점포의 매출은 제자리를 걷고 있다. 메가커피의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1년 점포별 면적당 평균 매출액은 2025만원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당 매출액은 2019년 2027만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앤하우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50%씩 성장한 2020년에는 점포별 면적당 평균 매출이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앤하우스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발생한 광고비를 가맹점주와 분담하자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연간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인 60억원을 본사와 가맹점이 50%씩 부담하자는 내용으로, 해당 공문에 따라 메가커피 전국 가맹점은 이달부터 한 달에 12만원씩 광고비로 지불하게 됐다.

최근에는 메가커피 전직 본부장이 2019년부터 3~4년간 납품업체들로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컵홀더 등 부자재를 무상으로 제공받거나 대금을 부풀려 차액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10억원 이상의 이득을 챙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메가커피 측은 “현재 경영진과 관련이 없는 사건”이라고 했지만, 결국 현재 가맹점주들도 피해를 본 셈이다.

메가커피는 점포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9년 805개였던 메가커피의 점포 수는 2020년 1205개 2021년에는 1601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218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월에는 저가 커피 업계에서 가장 먼저 2600호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점주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한 메가커피 점주는 “점주들의 이익은 뒷전으로 생각하고 점포수 늘리기만 신경 쓰는 것 같다”고 했다.

메가커피의 운영 철학은 ‘가맹점이 잘 돼야 본사도 잘된다’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프랜차이즈업은 가맹점이 있어야 가맹본부도 존재한다. 메가커피가 경쟁이 치열한 저가 커피 업계서 지금처럼 생존하려면 가맹점과 더 상생해야 할 것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