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천만 갈까… 평론가평·분노 챌린지도 화제 [이슈+]
개봉 직후 ‘촌철살인’ 전문가 평가도 화제
관객들 ‘분노 챌린지’ 등 자발적 바이럴
영화 인기에 정치권 ‘아전인수’ 해석 눈살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은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에 개봉했지만, 예상외의 대흥행을 거두는 중이다. 통상 11월은 추석 연휴와 연말 사이에 끼여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적어지는 시기다. 이같은 흥행 배경에는 20·30대 관객들의 ‘입소문’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5일 기준) 중 20대가 26%, 30대가 30%로 20·30대 관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12 군사반란과 영화 속 캐릭터가 비교적 익숙한 세대인 40대(23%), 50대(17%)보다도 높다. 숏폼, 코미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감상(OTT)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20·30대를 극장으로 불러들인 셈이다.


관객들은 ‘서울의 봄’을 본 뒤 ‘분노’를 느꼈다는 반응이 많다. “오늘은 북한이 안 내려온다”며 최전방 부대까지 서울로 결집하는 신군부, 일이 터지자 도망가기 바쁜 국방부 장관, 전세가 기운 직후 바로 항복하는 군 수뇌부 등을 지켜보면서 화를 참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영화를 보는 동안 심박수가 올라가는 사진을 올리는 ‘분노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분노가 섞인 영화 감상평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 관객들 스스로가 나서 ‘서울의 봄’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셈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배급사가 주도하는 바이럴 마케팅은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며 “‘서울의 봄’은 관객들이 분노를 표시하고 패러디를 하는 게 놀이처럼 돼 입소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기 전후 12·12 사건에 관해 공부하거나 실존 인물의 뒷이야기를 찾아보는 등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열풍까지 불면서 관객들의 입소문은 더 거세지고 있다. 극중 대사와 인물을 활용한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도 유행 중이다. 개봉 2주 차 주말 관객 수(170만2000여명)가 첫 주 주말 관객 수(149만4000여명)를 뛰어넘은 것도 입소문의 힘 덕이 크다고 영화계는 보고 있다. 주말 관객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게 통상적인데, 오히려 늘어나는 ‘역주행’ 현상을 보인 것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그날의 공기를 담아보자”라는 목표 하에, 촬영, 조명, 미술 등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 제작진이 뭉친 작품이다. ‘감기’, ‘아수라’에 이어 ‘서울의 봄’으로 김성수 감독과 재회한 이모개 촬영감독과 이성환 조명감독은 또 한 번 역작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모개 촬영감독은 “김성수 감독님이 다른 영화 때와 달리 참고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감독님 머리 속에 생생하게 있는 ‘그날로 가보자’는 말씀이 곧 촬영 컨셉이었다”며 “배우들이 화면을 꽉 채운 장면도 각자가 다른 무엇을 하고 있다. 인물의 감정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감독님의 원칙 하에, 감정선이 중요할 때에는 집요하게 인물에 따라붙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이성환 조명감독은 “시대를 재현하기 위해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조명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배경에 실제 있는 광원을 찾으려고 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서치라이트, 경광등, 가로등 같은 빛을 활용해서 리얼함을 더했다”며 “전두광은 빛을 잘 사용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숨고 싶을 때는 어둠 속으로, 대중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는 빛을 즐기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많이 신경썼던 부분은 이태신의 얼굴, 그의 고단함과 외로움, 혼란 등의 감정을 빛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마지막 시퀀스에서는 서치라이트가 수도 없이 그를 때린다. 그렇게 맞아도 포기하지 않는 이태신의 근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이 화제를 모으자 정치권은 앞다퉈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으며 인기에 편승하려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영화 ‘서울의 봄’ 관람 사실을 알리며 ‘군부 독재’와 ‘검찰 독재’를 연결지어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5일 ‘서울의 봄’을 봤다며 “불의한 반란 세력과 불의한 역사에 대한 분노가 불의한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반란군에 맞서다 전사한 김오랑 소령의 배우자인 백영옥 여사를 만난 일도 소개했다. 그는 “소송 의지를 밝혔던 그녀가 연락이 끊어졌다. 얼마 후 들은 소식은 실족으로 추락사했다는 것이었다”며 “부디 저승에서 두 분이 이어져 행복하길 비는 마음”이라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전용기 의원은 “그날 밤 반란세력에게 나라를 넘겨주지 않고자 최선을 다했던 장태완 고문을 추억한다”며 “많은 분들이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할지 되새겼으면 한다”고 했다. 주철현 의원은 “참군인들 덕에 참모총장 연행에 대한 대통령 재가가 사후 재가로 기록됐고 결국 전두환과 주모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었다”며 “비겁한 군 수뇌부와 많은 정치인, 언론인, 학자들의 훼절과 곡학아세도 절대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화까지 났다”며 “우리 사회에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고결한 사람들)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영화 ‘서울의 봄’ 전두환을 보면서 계속 이재명이 떠올랐다”며 “이재명은 2023년의 전두환”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해 쿠데타를 자행한 전두환과, 대권을 위해 온갖 불법과 범죄를 저지른 이재명은 쌍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전두환은 하나회를 배경으로 각종 불법과 무력을 동원해 권력을 잡았다. 이재명에게 하나회는 ‘처럼회’와 ‘개딸’”이라며 “전두환과 이재명은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까지 똑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실형을 선고 받은 것과 관련해 “그 범죄는 다름 아닌 대장동 비리를 통해 이재명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며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상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이 의원의 탈당은 쿠데타에 맞서 항전했던 참군인들처럼 민주당 ‘전재명’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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