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아니었다! '어깨깡패' 셉셉이 행운의 극장골→토트넘 연패 끊은 클루세프스키 '어깨꼴'

클루세프스키, 4일 맨시티전 동점골
토트넘, 맨시티 원정 3-3 무승부

쿨루세프스키(왼쪽에서 두 번째)가 4일 맨시티전에서 '어깨슛'을 시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클루세프스키(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클루세프스키(앞 21번).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데얀 클루세프스키(23)가 '어깨'로 큰 일을 냈다. 떡하니 벌어진 어깨를 자랑하는 그가 '어깨슛'으로 극장골을 터뜨렸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팬들을 침묵에 빠뜨렸다.

'셉셉이' 클루세프스키는 4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EPL 14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 4-2-3-1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본 배치됐다. 원톱 손흥민 아래에 자리해 공격 에너지를 지원했다.

전반 6분 만에 도움을 올렸다. 코너킥 위기에서 골키퍼 쿨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공을 쳐냈다. 브라이언 힐이 맨시티 선수를 제치며 클루세프스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클루세프스키는 맨시티 진영으로 공을 멀리 차 손흥민의 역습 기회를 열었다. 손흥민은 놀라운 스피드로 맨시티 진영을 침투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클루세프스키는 경기 막판 다시 빛났다. 토트넘이 역전을 허용하며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45분 브레넌 존슨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공의 궤적이 조금 이상했다. 일반적인 헤더 슈팅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곡선을 그리며 맨시티 골문을 파고 들었다.

골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살펴 보면, 클루세프스키가 헤더를 시도했으나 어깨 쪽에 공이 맞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며 헤더를 노렸으나 본의 아니게 '어깨슛'을 하게 됐다. 오히려 어깨에 맞은 공이 절묘한 궤적으로 날아가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도 막을 수 없게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어쨌거나 토트넘을 연패 늪에서 탈출하게 만든 귀한 득점이 터졌다.

클루세프스키(오른쪽). /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에서 선수들은 발과 머리로 대부분 슈팅을 한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의 견제 등으로 정확한 임팩트를 못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디딤발에 공이 맞아 행운의 골이 되고, 가슴이나 엉덩이에 공이 맞고 굴절돼 득점이 나오기도 한다. '어깨' 역시 비장의 무기가 되는 경우가 있다. 절묘한 어깨슛은 예측불허의 궤적으로 날아가 헤더 슈팅을 예상한 골키퍼와 수비수들을 얼어붙게 만든다.

최근 손흥민 역시 '어깨슛'으로 골 맛을 본 적이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어깨골'을 터뜨렸다. 지난 11월 21일 중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2차예선 2차전에서 전반 45분 어깨로 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코너킥에 헤더를 시도하다가 어깨를 맞아 득점을 올렸다. 이날 손흥민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클린스만호의 3-0 대승을 책임졌다.

EPL 선두를 질주하다 3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맞이한 토트넘. 손흥민과 클루세프스키가 맨시티를 맞아 나란히 1골 1도움을 마크하며 소중한 승점 1을 팀에 선사했다. 특히, 클루세프스키는 '어깨깡패'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손흥민(7번)과 포옹하는 클루세프스키. /게티이미지코리아

클루세프스키(왼쪽)와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