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인데…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 정착촌 건설 계획 승인

김예슬 기자 2023. 12.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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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중에도 동예루살렘에 새로운 정착촌을 만드는 계획을 승인했다.

피스 나우의 하지트 오프란은 AFP통신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아니었다면, 정착촌 문제로 시끄러웠을 것"이라며 "서안지구 남부와 예루살렘 동부 사이의 팔레스타인 국가 연속성에 있어 매우 문제가 많은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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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틈타 예루살렘 정착민으로 채우려는 계획"
2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 점령지의 한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후 132개의 정착촌을 설립하거나 승인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중에도 동예루살렘에 새로운 정착촌을 만드는 계획을 승인했다.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 감시단체 '피스 나우'(Peace Now)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로어 애쿼덕트'(Lower Aqueduct)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새로운 정착촌 건설 계획이 예루살렘 지역 계획 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새 정착촌은 이스라엘 정착지인 기바트 하마토스와 하르 호마 사이에 위치할 예정으로, 축구장 25배 정도인 약 46에이커(약 18만 제곱미터) 토지에 약 1700개 주택이 건설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2년 계획된 정착지인 기바트 하마토스 이후 최대 프로젝트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중에도 동예루살렘에 새로운 정착촌을 만드는 계획을 승인했다.새 정착촌은 이스라엘 정착지인 기바트 하마토스(크게 표시된 붉은색 영토)와 하르 호마 사이(사진 아래쪽 파란색 영토)에 건설될 방침이다.(피스 나우 갈무리).

피스 나우는 성명에서 "이번 정착지의 절반은 동예루살렘 그린 라인 밖에, 나머지 절반은 그린 라인 안에 있다"며 "기바트 하마토스와 하르 호마 사이라는 전략적 위치를 고려하면, 정치적 관점에서 특히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린 라인은 1967년 이전 국경, 혹은 1949년 휴전 국경으로 불린다. 제1차 중동 전쟁 이후 체결된 1949년 휴전 협정부터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까지 이스라엘의 비공식 국경 역할을 했다.

그린 라인에 따라 예루살렘도 나뉘었다. 그린 라인 바깥쪽 예루살렘은 1967년까지 요르단이 통치하다가 1980년 이스라엘이 '통일된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았지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후에도 점령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는 지역에 불법적으로 유대인을 이주시켜 대규모 정착촌을 만들어 왔다. 현재 동예루살렘에는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각각 30만 명, 20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01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이 1967년부터 점령한 동예루살렘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영토에 정착촌을 설립하는 것은 법적 타당성이 없으며, 명백한 국제법상 위반"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이스라엘 '깃발 행진'이 지난 5월1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가운데, 참여자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폭행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동예루살렘을 미래 독립 국가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의 정착촌 확대가 독립국 건설 구상을 해칠 것이라며 강한 반발의 목소리를 내왔다.

피스 나우의 하지트 오프란은 AFP통신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아니었다면, 정착촌 문제로 시끄러웠을 것"이라며 "서안지구 남부와 예루살렘 동부 사이의 팔레스타인 국가 연속성에 있어 매우 문제가 많은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도 지난 5일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 대한 우려를 이용해 점령한 예루살렘에 정착촌 건설을 승인하고 있다"며 "이는 예루살렘을 정착민으로 가득 채우고 팔레스타인 주변 지역으로부터 분리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규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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