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가 축출한 미국 하원의장 매카시, 의회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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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극우 강경파에 의해 미국 연방 하원의장 자리에서 축출된 보수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환멸을 시사하며 의회도 떠난다는 의사를 공표했다.
매카시 전 의장의 의원직 사퇴 선언은 지난 10월 3일 하원 본회의에서 공화당 소속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한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이 234년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통과돼 의장직에서 쫓겨난 지 두 달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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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과반’ 공화당 더 약화… ‘영건’ 다 퇴장
당내 극우 강경파에 의해 미국 연방 하원의장 자리에서 축출된 보수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환멸을 시사하며 의회도 떠난다는 의사를 공표했다. 하원에서 ‘박빙 과반’인 공화당 세력이 더 약화할 수밖에 없어, 지금도 진영 대결과 극단적 정치 문화 탓에 표류를 거듭하는 입법 절차가 내년에는 더 답답해질 공산이 커졌다.
매카시 “입법보단 혁신으로 도전적 과제 해결”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인 매카시 전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미국에 봉사하기 위해 올해 연말에 하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출직에 출마할 미국의 가장 뛰어나고 총명한 인재를 계속 모집할 것”이라며 “다음 세대 지도자를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해 내 경험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매카시 전 의장의 의원직 사퇴 선언은 지난 10월 3일 하원 본회의에서 공화당 소속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한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이 234년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통과돼 의장직에서 쫓겨난 지 두 달여 만이다. 당시 그는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정지)을 막기 위해 집권 민주당과 손잡고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가 공화당 강경파의 비난에 직면했다. 백악관과의 예산 합의를 깬 데다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던 그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민주당도 의원 전원이 해임안에 찬성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우리가 맞닥뜨린 도전적 과제들은 (의회의) 입법보다 (기업의) 혁신에 의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권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을 드러냈다.
매카시 전 의장의 정계 은퇴는 최근 미국 의원들의 잇단 내년 선거 불출마 선언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상원의원 7명, 하원의원 30여 명인 이들 상당수가 미국 정치를 잠식한 극단주의와 분열의 정치를 은퇴 배경으로 꼽았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골치가 아파졌다. 캘리포니아주(州) 22선거구가 지역구인 매카시 전 의장의 하원의원 임기는 2025년 1월까지여서, 올해 연말 그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보궐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법 등을 감안할 때 내년 6월까지는 공석으로 남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미국 뉴욕타임스 분석이다. 다른 변수가 없으면 연말 이후 그때까지 하원 의석수는 공화당 220석, 민주당 213석이 된다. 원래 9석이었던 의석수 차이는 이번 달 공화당 조지 산토스 의원 제명, 매카시 전 의장의 의원직 사퇴가 잇따르며 7석으로 줄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 반대를 전제로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4표 이상 나오면 법안 처리가 힘든 구도가 된다. 쟁점 의안일 경우 처리까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극우에 동조하고 트럼프에 충성했지만 결국…
매카시 전 의장까지 정계 은퇴를 하면서 2008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상식적 보수주의’로 워싱턴을 탈환하겠다며 공화당 세대교체를 주도했던 ‘영건’ 3인방이 전부 퇴장하게 됐다. 영건은 2010년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에릭 캔터 전 공화당 원내대표와 매카시 전 의장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자신들이 공화당에 끌어들인 극우파에 의해 온건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퇴출됐다는 게 이들의 공통점인데, 그나마 매카시 전 의장이 오래 버틴 셈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매카시 전 의장은 나머지 둘과 함께 의회를 떠나는 대신, 극우 의견에 동조하고 그들의 리더 격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체로 충성하며 의회에 머문 시간을 늘렸다”고 평가했다.
2006년 캘리포니아 22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9선에 성공한 매카시 전 의장은 2019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됐다. 그리고 공화당이 지난해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올 1월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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