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변수' 클린스만 함박 웃음, 조규성에 이어 오현규도 멀티골 쾅! 셀틱, 하이버니언에 4-1 대승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현규(22·셀틱)가 펄펄 날았다.
오현규는 7일 오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 하이버니언과의 2023~2024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SPL) 16라운드에 선발출전해,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오현규가 리그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오현규는 한 달 전 에버딘과의 경기에 교체투입돼 38분만에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셀틱은 오현규의 활약을 앞세워 4대1 대승을 거뒀다. 셀틱은 ㅇ날 승리로 리그 13승(3무)째를 기록하며 1위(승점 42)를 지켰다. 2위 레인저스(승점 34)와의 승점차를 8점으로 벌렸다.
오현규는 이날 3경기만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두 골을 폭발시키며 공식전 5호골 고지를 밟았다. 입성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기록한 7골에 두 골차로 접근했다. 오현규는 이날 후반 18분 후루하시 교코와 교체될때까지 패스 성공률 83%을 비롯해 유효 슈팅 3개, 키 패스 1개, 볼 경합 성공 3회, 피 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로부터 평점 8.8점을 받았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팔마(9.7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오현규의 맹활약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최전방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핵심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2024년 카타르아시안컵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8일 황의조의 국가대표팀 선발을 보류하기로 했다. 황의조는 자신과 성관계한 상대방을 촬영한 혐의로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의조 측과 피해자 측 간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황의조의 형수를 구속하고, 황의조의 노트북 1대와 휴대전화 4대를 포렌식 진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1일 피의자 신분인 황의조를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원정 경기에 후반 교체투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는 우리 선수"라고 감쌌다. 이어 아시안컵 선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자, 결국 KFA가 결단을 내렸다.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KFA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황의조는 의심할 여지 없는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중 하나다. 최근 주전 원톱 자리는 조규성(미트윌란)으로 굳어지는 모습이지만, 황의조도 조커로 입지를 탄탄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톱, 혹은 투톱으로 황의조를 활용했다. 최근 경기력까지 좋다. 황의조는 26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즈파크레인저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데 이어 29일 왓포드전서도 멋진 중거리슛으로 골맛을 봤다.
이런 황의조의 이탈로 고민이 생겼다. A대표팀의 최전방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단 한차례도 변화가 없던 유일한 포지션이었다. 조규성 황의조 오현규(셀틱) 체제였다. K리그를 잘 보지 않는 스타일 상 새로운 선수 발탁에 미온적이기도 하지만, 최전방은 유독 더 정도가 컸다. 그만큼 세 선수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황의조가 빠지며 고민이 생겼다.
주민규의 발탁, 손흥민의 최전방 기용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오현규가 확실한 득점력을 보여준만큼, 당장 조규성 오현규, 더블 체제로 갈 공산이 커졌다. 이 경우 센터백 한명을 더 선발할 수 있게 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북중미월드컵 2차예선에서 센터백을 세명만 선발 한 바 있다. 박지수(우한) 권경원(감바) 조유민(대전) 등의 발탁이 거론되고 있다.
브랜든 로저스 셀틱 감독은 이날 4-3-3 전형을 꺼냈다. 오현규는 원톱으로 나섰다. 좌우에 루이스 팔마, 마이키 존스턴이 자리했다. 양현준, 권혁규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셀틱은 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일정을 병행하는 강행군을 이어가는만큼, 부분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오현규는 3경기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5분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카메론 카터-빅터스가 슈팅을 연결했다. 이 공이 문전 앞 오현규의 다리를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행운의 골이었다. 기세를 탄 셀틱은 경기를 주도했다. 연이어 좋은 슈팅을 때렸다. 오현규도 계속해서 득점을 노렸다. 14분 팔마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높이 떴다.
6분 뒤에는 존스턴의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아쉽게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6분 오라일리가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팔마의 크로스를 오라일리가 헤더로 연결했다. 이어 오현규의 패스를 받은 팔마가 좋은 위치에서 좋은 슈팅을 때렸지만, 수비에 막혔다. 하이버니언도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셀틱은 단단한 수비에 막혔다. 전반은 셀틱의 2-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셀틱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다. 6분만에 쐐기골을 넣었다. 팔마가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고,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팀의 세번째 골을 완성했다. 오현규도 득점 릴레이에 가세했다. 칼럼 맥그리거의 스루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팀의 네번째 골을 완성했다. 오현규는 후반 18분 후루하시와 교체될때까지,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했다. 셀틱은 후반 27분 크리스티안 도이치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남은 시간을 잘 지키며 세 골차 승리를 완성했다.
오현규는 최근 들어 후루하시와의 경쟁 체제에서 조금씩 분위기를 바꾸는 모습이다. 팀의 핵심 공격수 후루하시가 초반 질주와 달리 잠잠한 모습이고, 반면 오현규는 허벅지 부상에서 돌아온 후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로저스 감독 역시 최근 둘의 경쟁 체제에 불을 붙이고 있다. 셀틱은 오는 10일 킬마녹과의 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홈에서 페예노르트와 UCL 조별리그 E조 6차전을 치른다. 셀틱은 일찌감치 조 최하위를 확정지으며 유로파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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