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 이유미 “에미상의 의미, 행복이었다가 보답이었다가 부담이었다가 약속”[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12. 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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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 사진 바로엔터테인먼트



연기를 시작한 2009년부터 2021년까지의 12년과 2021년부터 지금까지 2년을 비교해봤을 때, 배우 이유미는 너무나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다. 아역 단역으로 시작해 매번 오디션을 보던 긴 시간의 기다림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지영 역으로 단번에 날아갔다.

그리 긴 등장 시간도 아니었다. 하지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인물의 텅 빈 얼굴이 화면에 떠오를 때 전 세계인들의 머리에는 이유미라는 이름이 남았다. 이후 ‘지금 우리 학교는’의 악역 이나연, ‘멘탈코치 제갈길’의 스케이터 차가을을 거쳐 ‘힘쎈여자 강남순’의 강남순이 됐다. 그의 배역 이름이 드라마 제목이 됐고, 가장 많은 분량을 가져갔다.

‘힘쎈여자 강남순’을 시작하기 전, 잊히지 않는 영광도 찾아왔다. 이유미는 지난해 9월5일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의 크리에이티브 아츠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 지영 역으로 드라마 시리즈 여자 게스트상을 받았다. 주연급은 아니지만,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이자, 한국과 아시아 배우 최초 에미상 수상자가 됐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 사진 바로엔터테인먼트



“너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나요. 당시 상을 받을 때는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상을 받으면서 저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의 상황에서는 다시 한번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용기를 확인받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에미상의 기운을 안고 도전한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이유미는 괴력의 소녀 강남순을 연기했다. 지금까지 그의 주요 배역에서 보였던 그늘이나 고통은 보이지 않았다. 비록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에서 떨어져 이역만리 몽골에서 자랐지만, 씩씩하게 유년시절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만났고 정의를 실현하는 ‘소녀 영웅’이 됐다.

“정말 순수하고 맑은, 선한 친구였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죠. 게다가 반말을 잘하는 아이니까 듣기 기분 나쁘지 않게,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으시도록 고민을 했어요. 아이의 순수함, 악의 없이 내뱉는 말의 순수함을 생각하며 캐릭터에 접근했습니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 출연장면. 사진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은 이유미에게 여러 경험을 안겼다. 물론 자신의 배역 이름이 극의 제목이 되는 경험도 처음이었지만, 누구보다 많은 촬영을 했고 힘을 쓰는 장면에서는 와이어를 타거나 초록색의 크로마키 위에서 연기하고 눈앞에 벌어지지 않는 장면을 상상하며 연기했다. 하지만 그는 늘 씩씩했으며, 김정은과 김해숙, 정보석 등 선배 연기자들에게도 싹싹했다.

“남순이에게 진짜 괴력이 있듯, 배우 이유미도 많은 에너지를 느끼며 연기했어요. 저 혼자만 해내는 게 아니라 같이 연기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이나 감정이 저를 크게 만들어줬죠. 저 또한 누군가와 연기를 할 때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싶을 정도로, 스스로 커졌던 경험이었어요.”

스물셋 당시 연기했던 영화 ‘박화영’의 어린 꽃뱀, 2020년 ‘드라마 스테이지-모두 그곳에 있다’에서는 학교폭력 가해자,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서는 사이코패스에 스토커였다. ‘오징어 게임’ 속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지영과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이기주의적인 행동의 극치를 보이는 이나연 역까지 그에게는 어둡고 강하고 혼란스러운 역할이 많이 왔다. 하지만 원체 밝은 성격의 그는 중심을 잘 지켰고, 에미상은 이를 크게 칭찬하는 그 인생 하나의 사건이 됐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 출연장면. 사진 JTBC



“초반에는 행복했어요. 축하도 많이 받았고 행복해야 하는 분위기로 흘러갔고요. 하지만 너무 기뻐할까 봐 스스로 자제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어느 순간에는 제 지나간 과거에 대한 보답일 것 같아 스스로를 격려하게 됐어요. 또 시간이 흐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담도 되고, 더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다짐을 누군가에게 약속받는 기분이었어요.”

또래 배우들치고는 많은 역할을 했고 어려운 역할을 했다. 이런 부분은 비슷한 사람이 많겠지만, 이유미는 여기서 그 배역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고민했다. 그리고 배역의 성격을 공부하며 성장을 꾀했다. 그러면 다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그릇이 커지고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게 연기는 계속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었으며, 이 명제는 그가 주인공이 된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 사진 바로엔터테인먼트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늘 제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극장에 데려다주셨어요. 저도 모르게 영화를 보면 기분이 풀리곤 했죠. 영화가 재밌으니, 배우들이 궁금해졌고 중학교 1학년 때 회사를 알아보고, 모델 콘테스트를 나갔어요. 늘 궁금증이 생기는 배역들을 했던 것 같아요. 남순이도, 제가 곧 출연할 넷플릭스 ‘미스터 플랑크톤’ 작품의 배역도 그래요. 올해도 열심히 성장한 한 해인 것 같습니다. 바라건대, 내년에도 나태해지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성장해서 좋은 작품을 선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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