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페미사이드’에 1만명 분노 물결 “성폭력에 더는 침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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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이탈리아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22·사진)의 5일 장례식에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장관을 포함한 전국 곳곳의 추모객 1만 명이 참석하는 등 이탈리아 전역이 들끓고 있다.
유엔 '국제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지난달 25일에는 로마, 밀라노 등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 명이 여성 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당국에 따르면 체케틴을 포함해 올해 이탈리아에서 살해당한 여성은 10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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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동부 베네토주 파도바의 산타주스티나 대성당에서 체케틴의 장례식이 열렸다. 추모객들은 이 사건이 대표적인 ‘페미사이드’라고 규탄했다.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한 말로 성혐오, 성착취, 성차별 등을 이유로 여성이 살해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앞서 지난달 18일 이탈리아 명문 파도바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체케틴은 전 남자친구이자 학교 동기 필리포 투레타(21)에 의해 살해당했다. 투레타는 체케틴과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으며, 같은 학부에 다니는 체케틴이 자신보다 먼저 졸업하려는 것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독일로 도주했지만 현지 검찰에 붙잡혀 고국으로 송환됐다.
부검 결과 체케틴의 얼굴과 목 등에서는 스무 군데 이상의 자상이 발견됐다. 범행의 잔혹성 등으로 이탈리아에서는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엔 ‘국제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지난달 25일에는 로마, 밀라노 등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 명이 여성 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당국에 따르면 체케틴을 포함해 올해 이탈리아에서 살해당한 여성은 107명이다. 이 중 82.2%(88명)가 가족, 연인 등에 의해 숨졌다.
장례식은 TV로도 생중계됐다. 체케틴의 아버지는 추도사에서 “딸의 죽음이 여성에 대한 끔찍한 폭력을 종식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때”라고 촉구했다. 이탈리아의 모든 대학은 장례식이 끝난 이날 오후 2시까지 수업을 하지 않았다. 베네토주 또한 ‘애도의 날’을 선포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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