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댕댕이와 고양이

남궁창성 입력 2023. 12. 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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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겨울.

이등병 시절 부모님과 함께 가장 그리웠던 식구가 댕댕이었다.

"어머니! 아버지! 둘째 왔습니다." 대문에 들어서는데 반갑게 뛰어나와야 할 댕댕이가 보이지 않았다.

지하에서 이 뉴스를 듣는다면 나의 댕댕이와 완릉 선생의 고양이도 박수치며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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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겨울. 입대 후 첫 휴가차 시골집을 찾았다. 이등병 시절 부모님과 함께 가장 그리웠던 식구가 댕댕이었다. 도서관에 있다 밤늦게 귀가하면 껑충껑충 뛰며 얼굴을 핥아주던 친구였다. 외롭고 힘들었던 20대 청춘을 같이 지냈다.

“어머니! 아버지! 둘째 왔습니다.” 대문에 들어서는데 반갑게 뛰어나와야 할 댕댕이가 보이지 않았다. 아들의 허전함을 알아챈 어머니가 슬픈 소식을 전했다. “얘야! 니가 오는 오늘 아침 백구가 죽었단다.” 짧은 휴가 내내 방에 틀어박혀 엉엉 울었다. 아들에게 항상 위로가 됐던 백구를 생각하며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 이별을 묵묵히 지켜보셨다.

‘오백이라는 고양이가 있고부터 쥐는 내 책을 갉아 먹지 않았다 / 오늘 아침 오백이 죽어 밥과 물고기를 차려 제사를 지냈다 / 전에 네가 쥐 한 마리를 잡아 입에 물고 정원 계단을 돌았던 것은 쥐들을 경계시키려는 뜻이었다 / 배를 타고 오는데 너와 나는 방을 같이 썼다 / 먹을 것은 부족했지만 쥐가 오염시킨 것을 먹는 것은 피했다 / 이는 실로 너의 부지런함 때문이니 닭이나 돼지보다 낫다 / 끝났구나! 다시 말해 무엇하리 / 너를 위해 잠시나마 흐느끼련다’

북송 매요신(梅堯臣·1002~1060년) 선생의 시 ‘고양이에게 제사를 지내다(祭猫)’의 일부다. 1056년 수도 개봉으로 가는 배 안에서 지었다. 아끼던 고양이의 죽음을 친구가 죽은 것처럼 애도하면서 고양이의 덕을 칭송하고 있다.

콜롬비아 법원이 지난 10월 이혼한 부부의 반려견도 법적 자녀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보고타 고등법원은 한 대학 교수가 반려견 시모나를 주기적으로 만나게 해달라며 이혼한 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재판부는 시모나도 법적으로 원고의 ‘딸’로 여겨져야 하며 이혼절차에서 이에 맞게 다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하에서 이 뉴스를 듣는다면 나의 댕댕이와 완릉 선생의 고양이도 박수치며 반길 것이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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