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 사각지대 없는 공공복지 중심축 사회복지공무원
최근 5년 급증하고 있지만
담당공무원 증가는 4.4% 불과
업무특성상 정신건강 위험
처우 개선·적절한 배치 필요

#1. 송파 세 모녀 사건
2014년 서울 송파구 단독주택 반지하에 세 들어 살던 60대와 30대 세 모녀 일가족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어머니 박씨는 식당 일을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 사건이 있기 몇 달 전 몸을 다쳐 일을 그만두게 된 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에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작은딸은 만화가 지망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왔으나 신용카드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부담해오다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세 모녀는 70만원이 든 봉투와 유서를 남겼는데 유서에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2. 사회복지공무원의 죽음
2013년 논산시 30대 사회복지공무원이 집 근처 철길에서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밤 1시가 넘은 시간에 철길을 혼자 걷고 있었던 점, 경적을 울렸음에도 피하지 않았다는 기관사의 증언을 종합할 때 자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며칠 전 일기에는 “눈 뜨자마자 밥 먹고 사무실로 향했다. 하루가 정말 피곤했고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을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가고 삶이 두렵고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적혀있었다. 2013년 한해에만 4명의 사회복지공무원의 죽음이 보고되었다.
이 두 사건은 우리나라 공적 복지제도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최근 10년 사이 사회복지서비스가 증가하고 대상자가 보편화되면서 사회복지제도의 운영책임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역시 확대됐고, 공공복지서비스의 전달자인 사회복지공무원의 업무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송파 세 모녀 같은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공공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사회복지공무원 역시 여전히 높은 업무강도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1987년 5개 지역에 사회복지전문요원 별정 7급 49명이 처음으로 임용, 배치된 것이 사회복지공무원 제도의 시작이다. 이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으로 법적 명칭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변경되고 2000년 별정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되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배치를 통해 기존 행정 업무와는 차별적으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회복지업무에 대한 질적 개선과 공공영역에서 저소득층의 삶의 문제를 보다 전문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적 시도가 시작된다. 즉 공공의 영역에 사회복지사인 공무원이 복지정책의 집행자로서 등장하게 된 것이다.
2013년에는 기초노령연금, 초중고 교육비, 보육료 지원 등 신규로 시행된 복지제도가 늘어났다. 사회복지관련 예산은 지자체 총 예산의 21%를 넘어섰고 국민기초생할보장, 의료급여, 장애인자활지원, 양육수당 등 13개 부처 292개 복지업무가 지자체에 부여됐다. 당시 ‘최근 5년 사이 복지재정은 45%, 복지수혜자는 157.6%가 늘었으나 복지담당공무원은 4.4% 느는데 그쳤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될 정도였다.
일명 세모녀사건을 계기로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체계가 도입된다. 이는 획일화된 통합급여체계를 지양하고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급여별 특성을 고려하여 수급자를 선정하고 지원 수준을 다층화하여 기초생활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면서도 부양의무자 기준 등의 완화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최근에는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고립, 노인 고독사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관점의 지역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 발굴이 필요해지고 있다.
늘어나는 복지재정, 새로운 수요에 대한 복지서비스의 확대 속도에 비추어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처우개선 속도는 매우 더디다. 먼저 복지 수요 대비 인력 충원과 인사 적체의 문제.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사회복지공무원(4-6급)은 총 2만 9604명, 강원의 경우 18개 시군에 1276명으로 행정직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인원은 급격히 줄어들어 4급 3명(0.2%), 5급 32명(3%), 6급 234명(18%)으로 행정 뿐 아니라 시설, 세무, 농업직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 수준이다. 도내 18개 시군 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인력 충원과 승진 인사 시스템 상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업무강도와 스트레스의 문제. 민원인을 응대하는 복지업무의 특성 상 감정노동에 따른 피로감은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된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65%가 우울을, 29.2%가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민원인으로부터의 폭언, 폭행을 경험한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내년도 강원특별자치도 예산은 약 7조 6000억 원, 이 가운데 복지보건국 예산이 약 3조 2000억 원으로 전체의 40%에 이른다. 이 예산이 도민들의 삶 가운데 촘촘한 돌봄, 사각지대 없는 복지서비스, 도민 체감도가 높은 강원형 사회서비스로 잘 전달되려면 민과 관, 민과 민의 협력과 연결이 중요하다. 특히 새로운 복지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지역형 통합사회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민간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 및 전문역량의 향상과 함께 공공 사회복지공무원의 적절한 배치, 합리적인 승진 보상체계 마련, 안전하고 건강한 업무환경 조성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국 그 어떤 좋은 복지제도라 할지라도 이를 도민에게 전달하는 것은 공공과 민간의 전문인력인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이다.
이은영 강원특별자치도사회서비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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