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유니스까지 진격한 이 탱크…가자 남·북부 동시 지상전으로
피란민까지 가자 인구 70% 밀집…“공습 피해도 굶어죽을 판”
이스라엘군 탱크가 피란민이 밀집한 가자지구 남부 거점도시 칸유니스에 진입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남·북부 동시 지상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CNN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칸유니스를 포위한 이스라엘군이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시내 중심부에 진입했다. 전쟁 초기 북부에서 남부로 대피한 한 주민은 “밤새도록 폭발음이 들렸다. 그들은 매우 가까이 있다”며 “북쪽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양상”이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공습을 퍼붓는 공중전, 북부 지상전에 이어 남부와 북부에서 동시에 지상전을 벌이는 전쟁 세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북부에서도 여전히 포위 및 진압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군 남부사령관 야론 핀켈만 장군은 이날 “테러리스트 사살, 적과의 대치 횟수, 지상과 공중에서 아군의 발포량 등으로 봤을 때 지상전 시작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의 나날에 있다. 공격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도 남부 지상전 상황에 대해 “거의 모든 건물과 집에서 무기를 발견하고 있다”며 “여러 집에서 테러리스트를 발견해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남부에는 북부에서 떠밀려온 피란민들이 더해져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70%가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북부 지상전보다 인구압이 훨씬 높다. 이스라엘 칼럼니스트 나훔 바니아는 현지 신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에 “북부에서 내려온 180만명, 칸유니스 주민, 여기에 더해 (민간인을 보호하라는) 미국의 압력이 작전의 범위를 정한다. 아군의 오인 사격 위험도 있다”면서 “북부에서 치르고 있는 대가가 매우 골치 아프듯 칸유니스에서도 비슷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짚었다.
남부 지상전 개시를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민간인이 안전하게 대피할 곳이 없고 구호활동마저 중단된 상황을 두고 규탄이 이어졌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5일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제는 더는 유의미한 군사 작전이 아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NRC)도 성명을 내 “가자지구의 현 상황은 인간애의 완전한 실패다.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쓰레기 더미를 파헤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가까스로 피하더라도 배고픔 때문에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번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은 남부 지상전 국면이 해를 넘겨 1월까지 이어지리라고 봤다. CNN은 복수의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하마스 대원과 간부만을 좁게 표적으로 삼는 전략으로 전환하기까지는 최소 몇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백악관은 앞으로 몇주 동안 이스라엘의 작전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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